'불운한 천재' 조한승, 3전4기 도전

조한승(27) 九단은 바둑계에서 '불운한 천재'로 통한다. 천부의 재능을 보유하고도 항상 마지막 순간 행운의 신으로부터 외면받아 왔기 때문. 세계무대의 경우 LG배서만 세 차례나 4강 고지를 밟고도 결승엔 한 번도 못 올라갔다. 팬들은 그런 조한승을 향해 "2% 부족"이라며 아쉬워했었다.

그 조한승이 다시 한번 세계무대 4강에 진출했다. 25일 한국기원서 벌어진 제1회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 8강전서 중국의 중견 황이중(黃奕中) 七단을 백 6집 반 차로 따돌린 것.

조한승은 박영훈에게 흑 불계승한 입단 동기 이세돌과 29일 결승 진출을 다툰다. "워낙 강자를 만났으니 편안히 두겠다"는 게 조한승의 임전 소감. 이세돌에게 최근 7연패 포함 11승 21패로 몰리고 있지만 뚜껑을 열어보기 전엔 알 수 없는 게 승부다.

24일 대국에선 최고령 선수 조훈현(56)이 초단 돌풍의 주역 한웅규를 꺾고 준결에 진출, 노익장을 과시했다. 이번에 우승한다면 자신이 보유 중인 최고령 세계 제패(49세 10개월·7회 삼성화재배) 기록을 스스로 경신하게 된다.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그는 저우쥔쉰(周俊勳)과의 32강전 역전 반 집승, 윤준상과의 16강전 대역전승 등에 이어 이날도 반 집을 이기는 '행운'이 계속되고 있다. 한편 26일 대국에선 중국 톱스타 구리(古力)가 퍄오원야오(朴文堯)를 따돌려 조훈현의 준결승 파트너로 결정됐다. 우승상금 3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