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통과세(通過稅)

〈제9보〉(102~115)=올해 통합예선에 나간 아마추어 대표는 모두 4명. 아마예선 1, 2위인 유신환과 정찬호는 각각 중국 쑨텅위(孫騰宇) 三단, 이희성 八단에게 일격을 맞고 첫 판서 탈락했다. 3위로 아마예선을 통과해 진시영 三단과 맞선 김용주도 같은 신세. 하지만 공동 3위 유병용만은 달랐다. 한·중·일·대만 프로 1명씩 골고루 눕히고 결승까지 진격한 것. 아마추어인 그는 이번 통합예선서 다른 어떤 프로 못지않게 각광받았다.

102는 버틴 수. 형태상 참고도 1이 옳지만 4까지를 상정하면 중앙 흑집이 너무 통통해진다. 게다가 가운데 백의 생사도 확실치 않다. 그러나 거꾸로 103 자리를 흑에게 맞으니 역시 아프다. 뻔히 좋은 자리를 보면서도 갈 틈이 없다는 사실이 현재 백이 처한 고민을 말해준다. 104를 생략할 수도 없다.

105부터 111까지도 흑의 선수 권리. 114까지 강요 후 115가 또한 관전자들의 감탄을 자아낸 한 수였다. 중앙 백 5점을 인질 삼아 중앙에서 뭔가 통과세(?)를 징수하겠다는 뜻. 1인당 20분짜리 속기 바둑에서 이런 자리를 찾아내는 걸 보면 유신환군의 실력은 범상치 않다. 백의 대응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