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9m! 구례 천은사 괘불 공개

높이 9m의 거대한 화면 가득 그려진 석가모니불은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이목구비의 필선(筆線)은 간결하고, 얼굴과 목 부분의 연분홍빛 음영은 우아하다. 육계(부처의 정수리에 있는 뼈가 솟아 저절로 상투 모양이 된 것)가 높게 솟아 있는 머리에는 반달 모양의 중앙 계주와 기둥 모양의 정상 계주가 선명하며, 마치 구름 속에 서 있는 듯 사방에 가득한 운문(雲紋)이 신비감을 더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공개한 〈보물 1340호 천은사 괘불(掛佛)·〉이다. 괘불은 큰 법회 등에 사용되는 의식용 대형 불화(佛畵)다. 전남 구례 천은사가 소장한 이 괘불은 조선 현종 14년(1673) 경심(敬心)·지감(志鑑)·능성(能聖) 등의 화원이 그렸으며, 같은 시기의 괘불과 달리 석가모니불만을 단독으로 표현한 독특한 형식이다. 높이 894㎝, 폭 567㎝ 크기로, 폭 36㎝의 삼베 조각 15개를 이어 붙여 만들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006년부터 매년 부처님오신날에 맞춰 사찰이 소장한 중요 괘불을 공개해 왔다. 전시는 미술관 2층 불교회화실에서 8월 2일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