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박쥐'는 한국영화에서 송강호라는 톱스타의 파격 노출이란 점에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그렇다면 이 장면은 어떻게 심의를 통과했을까?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는 "성기가 노출됐다고 해서 무조건 삭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한다.
영등위 유종석 부장은 "예컨대 성관계 중 성기가 노출된다면 심의 대상이지만 '박쥐'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며 "작품의 전체적인 맥락에서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장면이라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성기 노출의 의도가 무엇이냐가 판단 기준이라는 뜻. 음란성 유도가 아니라 주인공의 심리와 작품의 주제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이라 심의 대상이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송강호가 시사회에서 "신부 상현이 자신의 가장 치욕적이고 수치스러운 모습을 보임으로써 잘못된 구원과 신앙을 갖고 있는 신도들에게 그동안의 잘못을 일깨워주는 장면"이라고 설명한 것과 맥락이 닿는다.
영등위는 자체 심의기준을 마련해놓고 9명의 심사위원이 논의를 거쳐 음란성과 폭력성 여부를 심사한다. 하지만 심의 대상이 경계가 모호한 예술작품이다 보니 '고무줄 심의'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김옥빈이 다리를 벌리고 있는 '박쥐'의 포스터가 통과하지 못한 것이 그 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