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박쥐'로 들끓고 '마더'에 박수
입력 : 2009.05.18 03:16
'박쥐', 찬사와 악평 '극과 극' "올드보이 성적 넘을 수도"
'마더'도 뜨거운 반응 얻어 박찬욱·봉준호 감독 큰 주목
'박쥐'가 칸을 들끓게 하고 있다. 제62회 칸영화제 공식 경쟁 부문에 진출한 박찬욱 감독 신작 '박쥐'는 찬사와 악평을 동시에 받았다. 한국에서의 논란이 프랑스에서 재연된 느낌이 들 정도다.
'박쥐'는 지난 15일 밤 10시30분(현지시각) 칸의 메인 상영관인 뤼미에르 극장에서 공식 상영됐다. 2300석 극장은 관객으로 가득 메워졌다. 국내 시사 때보다 웃음이 훨씬 자주 터져나왔다. 끔찍한 장면에서는 객석에서 비명이 들리기도 했다. 밤 12시50분 영화가 끝나자 객석에서는 5분 넘게 박수가 이어졌고, 박 감독과 배우들은 그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답례했다. 물론 열광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무덤덤한 표정으로 일어서는 관객들도 꽤 볼 수 있었다.
'박쥐'는 지난 15일 밤 10시30분(현지시각) 칸의 메인 상영관인 뤼미에르 극장에서 공식 상영됐다. 2300석 극장은 관객으로 가득 메워졌다. 국내 시사 때보다 웃음이 훨씬 자주 터져나왔다. 끔찍한 장면에서는 객석에서 비명이 들리기도 했다. 밤 12시50분 영화가 끝나자 객석에서는 5분 넘게 박수가 이어졌고, 박 감독과 배우들은 그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답례했다. 물론 열광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무덤덤한 표정으로 일어서는 관객들도 꽤 볼 수 있었다.
'박쥐'를 둘러싼 다양한 반응은 현지 언론도 마찬가지다. 매일 소식지를 펴내는 '버라이어티'와 '스크린'은 상반된 뉘앙스의 리뷰를 내놓았다. 스크린의 다시 파켓(Paquet)의 리뷰는 '박쥐'의 한국 개봉 성적에 대한 놀라움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버라이어티의 데렉 엘리(Elley)는 둘째 주부터 급감한 스코어를 지적하면서 "진정한 영감의 수혈이 절실히 필요한 영화"라고 썼다.
'스크린'은 '박쥐'에 평점 2.4점(4점 만점)을 줬다. 평가단 10명이 1~4점까지 주는 방식으로 '박쥐'에 만점을 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그런가 하면 '타임'의 리처드 콜리스(Corliss)는 "박 감독의 '올드보이'가 2004년 영화제 2위인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것을 감안하면 '박쥐'는 올해 그보다 더 나을 것"이라고 평했다. 현재까지 '스크린'으로부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작품은 제인 캠피온 감독의 '브라이트 스타'다. 평점 3.3점으로 10명 중 4명이 만점을 매겼다.
'박쥐'는 이야기가 산만하다는 비판을 받는가 하면, 시적인 이미지가 중요하게 다뤄진 영화라는 호평도 얻었다. '박쥐'는 이미지의 수사학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다. 칸이 박찬욱의 실험을 어디까지 수용할 것인가가 박쥐의 수상 여부를 정할 것 같다.
'스크린'은 '박쥐'에 평점 2.4점(4점 만점)을 줬다. 평가단 10명이 1~4점까지 주는 방식으로 '박쥐'에 만점을 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그런가 하면 '타임'의 리처드 콜리스(Corliss)는 "박 감독의 '올드보이'가 2004년 영화제 2위인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것을 감안하면 '박쥐'는 올해 그보다 더 나을 것"이라고 평했다. 현재까지 '스크린'으로부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작품은 제인 캠피온 감독의 '브라이트 스타'다. 평점 3.3점으로 10명 중 4명이 만점을 매겼다.
'박쥐'는 이야기가 산만하다는 비판을 받는가 하면, 시적인 이미지가 중요하게 다뤄진 영화라는 호평도 얻었다. '박쥐'는 이미지의 수사학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다. 칸이 박찬욱의 실험을 어디까지 수용할 것인가가 박쥐의 수상 여부를 정할 것 같다.
특이한 것은 기자회견장 풍경이었다. 통상 서양 언론들은 아시아 감독들에 대해 관심이 적다. 그러나 공식 상영에 앞서 열린 '박쥐' 기자회견은 좌석 80%가량이 찰 만큼 관심이 높았다. 질문은 배우보다 주로 감독을 향해 던져졌다. 박찬욱이 아시아 영화를 상징하는 인물 중 하나라는 것을 뚜렷하게 느낄 수 있었다.
16일 밤 10시에는 1068석 규모의 드뷔시극장에서 봉준호 감독의 '마더' 시사회가 있었다. 박찬욱 감독을 비롯한 '박쥐' 주연배우들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두 영화에는 공통된 요소가 있다. 두 작품 모두 피가 흥건하게 흐르는 장면이 등장하며, CJ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하고, 한글 제목이 두 글자라는 것이다. 두 작품 모두 류성희 미술감독이 참여했고 영화제 심사위원인 이창동 감독까지 자리를 함께했으니 이날은 명실상부한 '한국 영화의 밤'이었다.
봉준호의 '마더'는 범인으로 몰린 아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뛰어다니는 엄마 이야기이다. 영화 상영 전 무대에 오른 봉 감독은 "우리들이 알고 있는 엄마, 하지만 때로는 괴물 같은 엄마를 그렸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어머니 역 배우라 할 수 있는 김혜자를 캐스팅한 것도 이러한 뉘앙스를 잡아내기 위해서다. '마더' 역시 상영 직후 뜨거운 박수를 받았으나, 현지 언론이 한국의 미묘한 정서를 제대로 수용할지는 의문이다.
16일 밤 10시에는 1068석 규모의 드뷔시극장에서 봉준호 감독의 '마더' 시사회가 있었다. 박찬욱 감독을 비롯한 '박쥐' 주연배우들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두 영화에는 공통된 요소가 있다. 두 작품 모두 피가 흥건하게 흐르는 장면이 등장하며, CJ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하고, 한글 제목이 두 글자라는 것이다. 두 작품 모두 류성희 미술감독이 참여했고 영화제 심사위원인 이창동 감독까지 자리를 함께했으니 이날은 명실상부한 '한국 영화의 밤'이었다.
봉준호의 '마더'는 범인으로 몰린 아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뛰어다니는 엄마 이야기이다. 영화 상영 전 무대에 오른 봉 감독은 "우리들이 알고 있는 엄마, 하지만 때로는 괴물 같은 엄마를 그렸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어머니 역 배우라 할 수 있는 김혜자를 캐스팅한 것도 이러한 뉘앙스를 잡아내기 위해서다. '마더' 역시 상영 직후 뜨거운 박수를 받았으나, 현지 언론이 한국의 미묘한 정서를 제대로 수용할지는 의문이다.
분명 이곳은 프랑스 칸이고, 서구적인 문화를 잘 포용한 영화들이 자연스레 관심을 끈다. 제인 캠피온의 신작이 주목받는 것도 시인 키이츠의 연서(戀書)를 통해 서구문화의 속살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한국 영화에서 이런 문화 코드를 느끼기는 아무래도 어렵다.
특히 '마더'에 대해 칸영화제 관계자들은 꽤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봉준호의 역량이 어디까지 나아갈지 매우 궁금하다는 것이다. 자국 내 박스오피스 1위('살인의 추억' '괴물') 감독이 칸영화제에 초청되는 것은 아주 드문 경우기 때문이다.
박찬욱과 봉준호는 조만간 신작 '설국열차'에서 제작자와 감독으로 손을 잡는다. 그들이 같은 기차를 타고 가는 미래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 '열차'가 어떻든, 당분간 칸을 향하는 그들의 진로는 순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마더'에 대해 칸영화제 관계자들은 꽤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봉준호의 역량이 어디까지 나아갈지 매우 궁금하다는 것이다. 자국 내 박스오피스 1위('살인의 추억' '괴물') 감독이 칸영화제에 초청되는 것은 아주 드문 경우기 때문이다.
박찬욱과 봉준호는 조만간 신작 '설국열차'에서 제작자와 감독으로 손을 잡는다. 그들이 같은 기차를 타고 가는 미래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 '열차'가 어떻든, 당분간 칸을 향하는 그들의 진로는 순탄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