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마지막 관문(關門)

〈제9보〉(164~181)=김지석은 89년생 뱀띠. 한국 천원 타이틀을 보유 중인 강동윤, 최근 구리(古力)를 꺾고 중국 천원에 오른 천야오예(陳耀燁), 일본 최연소 우승 기록(16세) 보유자 이야마(井山裕太) 등 한·중·일 '약관 트리오' 들과 모두 동갑이다. 김지석은 과연 이들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 선배프로들은 "재주만 놓고 보면 가능하다"고 말한다. 본인이 하기 나름이란 뜻이리라.

▲으로 덥석 막으면서 사건은 구체화된다. 164부터 171까지는 사전 작업. 흑은 반발의 여지가 없다. 그래 놓고 172로 우변 3점이 움직인다. 잡혔던 백말이 멀쩡한 흑말을 잡고 살아가는 진행이다. 흑은 그 와중에 175, 177로 '꿩 대신 닭'을 취했지만 손해가 막심하다. 175로 참고도 1이면 우변 흑이 이어갈 것 같은데 백은 12까지의 수순을 준비하고 있다. 김지석이 "왜 돌을 안 거두지?" 하는 듯한 표정으로 178에 딴청을 부리자 흑은 179, 181로 나와본다. 최후의 몸부림. 다음 백 '가'면 우변 흑은 차단된다. 하지만 흑도 '나'로 공배를 채우게 되면 백 '다' 때 '라'로 좌중앙 백을 노리는 수가 생긴다. 김지석이 마지막 관문을 맞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