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매너론(論)

〈총보〉(1~224)=형세가 기운 바둑에서 돌을 거두는 타이밍은 언제나 어렵다. 일찌감치 바둑을 스포츠로 인식해 온 중국은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쪽이다. 그런 성향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뤄시허가 이 바둑서 보인 막판 10여수는 좀 지나쳤다는 평. 본선 눈앞에서 실족한 아쉬움, 특정 상대에게 또 패한 데 대한 분함 때문이었겠지만 결과적으로 바둑도 패하고 매너에서도 졌다는 지적을 면치 못했다.

그 발자국을 따라가 보자. 일단 201은 최대처. 212 치중이 흑으로선 기분 나쁘다. 참고1도 1 이하 11까지가 바른 처리인데, 당초 백이 1선에 젖혀 잇는 끝내기에 비해 1집가량 당한 모습이다. 그게 싫어 213으로 반발했으나 214로 큰 수가 났다. 여기서라도 돌을 거둬야 했는데 219까지 딴청을 부린 것은 볼썽사나웠다. 백은 할 수 없이(?) 220부터 '집행'에 들어갔다. 221로는 참고2도 1이 옳은 수로 '빅패(覇)'가 정답. 224에 비로소 항복했다. 계속 둔다면 참고3도의 진행으로 백이 먼저 따내는 패가 된다. 김지석과 뤄시허, 두 기사로선 악연을 이어간 한 판이었다. (50 60…42, 53…11, 206…97, 224수 끝 백 불계승, 소비시간 백 2시간 55분, 흑 2시간 13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