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포모어 징크스' 속편은 전편을 능가할 수 없는가

▶ UP - 흥미롭게 시각화된 댄 브라운의 원작… '천사와 악마'

영화 속에서의 종교, 그 중 교황과 장엄한 의식 등으로 대표되는 가톨릭이란 소재는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컨텐츠인듯 하다. 댄 브라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론 하워드 감독, 톰 행크스 주연의 ‘천사와 악마’가 지난 주말 동안 전국 관객 68만명을 동원하며 화제작 ‘7급 공무원’을 물리치고 주말 박스오피스 1위로 올라섰다.

소설로는 후속이지만 영화로 먼저 만들어져 베스트셀러 원작의 엄청난 흥행과 ‘기독교 모독 논란’ 등 뜨거운 이슈를 낳으며 큰 성공을 거두었던 ‘다빈치 코드’의 전편 격이라 할 수 있는 ‘천사와 악마’는 1억 5000만달러의 제작비를 투입한 헐리웃 블록버스터로서 로마 바티칸 시티 내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살인사건을 통해 종교와 과학의 대결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무난하게 풀어낸 영화다.

예수의 자손이 현존한다는 자극적인 이야기로 논란을 빚었던 전작 ‘다빈치 코드’에 비해 한결 온건해진 설정이어서 예전과 같은 ‘노이즈 마케팅’ 효과는 얻지 못했지만 대신 바티칸과 이탈리아에 있는 종교 예술품 등 세트라고 믿을 수 없는 장중한 비주얼적 요소로 사실감을 더해 소설과는 또 다른 즐거움을 안겨준다.

8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원작을 두 시간 남짓한 영상으로 만들기 위해 불가피하게 생략과 압축이 진행되어 흥미진진한 전제로 출발하다가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고 대충 봉합해버렸던 ‘다빈치 코드’와 동일한 약점을 내비치지만 보다 빨라진 사건들의 스피디한 전개와 500년을 넘나드는 화려한 비주얼을 통해 극의 내용을 영리하게 축약, 흡인력 있는 긴장감을 제공한다.

‘영화 같은 소설’이 원작인 영화치고 좋은 평을 듣는 경우는 드물다. 전작 ‘다빈치 코드’가 언론의 혹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성공한 것은 원작에 대한 관심과 종교계의 반발 등 영화를 둘러싼 갈등 때문이라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었다. 그런 점에서 전보다 한결 부드러워진 ‘천사와 악마’가 전작의 흥행세에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Down - '태국 성룡'의 아쉬운 액션 퍼레이드… '옹박 : 더 레전드'

지난 2004년 와이어나 CG없이 대역없는 맨몸 액션으로 화제를 모았던 ‘무에타이의 달인’ 토니 자 주연의 영화 ‘옹박 : 더 레전드’가 개봉 첫 주 1만 9천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치는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전편 ‘옹박 : 무에타이의 후예’와 달리 토니자가 주연은 물론, 감독 및 제작까지 1인 3역을 맡아 열연한 ‘옹박 : 더 레전드’는 기존 성룡 혹은 이연걸이 보여준 홍콩 영화의 액션과는 차원이 다른 그만의 100% 리얼 액션을 통해 무에타이 뿐만 아니라 취권 등 여러 국적의 액션을 소화하면서 다국적 액션 세례를 퍼붓는 ‘종합무술세트’ 같은 영화다.

그러나 부모의 원수를 갚기 위해 무술을 연습해 상대를 제압한다는 뻔한 설정의 이야기는 허무하다. 그런 액션영화 특유의 엉성한 스토리텔링을 상쇄시켜주던 전편 ‘옹박 : 무에타이의 후예’의 화려한 맨몸액션은 온데간데 없고 닌자 복장의 적이 등장하는가 하면 칼이나 도구를 이용한 액션이 주를 이뤄 전편의 깔끔한 무에타이 액션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 대신 어설픈 서사 구조와 비주얼에 공을 들여 ‘옹박’을 기다린 많은 관객들의 기대와 다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빈약한 스토리 때문에 ‘막장’ 영화라는 시선도 받았지만 새로운 액션 영화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호평도 받았던 ‘옹박’ 시리즈. 현재 태국에서 ‘옹박’의 3번째 시리즈를 촬영 중이라고 하는데 과연 직면한 한계를 넘을수 있을지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