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심사위원상 수상한 '박쥐' 박찬욱 감독은 누구?

'공동경비구역 JSA'의 성공 전까지 박찬욱 감독(46)은 미완의 천재였다.

박 감독은 서강대 철학과를 나왔다. 학교를 다니면서 영화 동아리 '서강영화공동체'를 조직해 활동했다. 졸업 후 시나리오를 집필했지만 돈이 되지 않았다. 영화 제작사에 들어가 자막 번역이나 포스터 디자인, 영화관 섭외 같은 일을 했다.

1992년 가수 이승철을 주연으로 '달은 해가 꾸는 꿈'이라는 영화를 찍었다. 그의 감독 데뷔작은 소수 마니아에게 인기를 모았지만 상업적으로는 실패했다.

그는 1997년 다시 한번 영화 연출에 도전했다. 김민종 이경영 정선경 주연의 '삼인조'다. 이 영화는 상업성과 작품성에서 모두 실패했다. 감독 스스로도 "외면하고 싶은 영화"라고 평가할 정도였다.

데뷔작과 후속작에서 연달아 실패하며 그에겐 더이상 연출 기회가 오지 않을 것 같았다. 2000년 영화사 '명 필름'에서 박 감독을 호출했다. 남북분단을 소재로 한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연출을 박 감독에게 맡기기로 한 것이다. 'JSA'는 관객 583만명을 동원하며 흥행과 작품 완성도에서 모두 성공했다.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문에도 진출했다. 한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박찬욱이라는 이름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박 감독은 2002년 '복수 3부작'의 시작인 '복수는 나의 것'을 만들었다. 송강호 신하균 배두나가 출연했다. 흥행엔 실패했지만 그의 스타일은 마니아 팬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었다.

2003년엔 '올드보이'로 제57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평단과 관객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감독'이라는 찬사가 뒤를 이었다.

2004년엔 한-중-일 옴니버스 영화인 '쓰리-몬스터'에 참여했다. 2005년엔 '복수는 나의 것'과 '올드보이'에 이어 '복수 3부작'의 완결판인 '친절한 금자씨'로 제62회 베니스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2006년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는 그다지 평가가 좋지 못했지만 2009년 송강호 김옥빈 주연의 '박쥐'로 다시 한번 영화계의 핫 이슈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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