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동완·민형 형제기사 탄생

또 한 쌍의 형제기사가 탄생했다. 지난주 끝난 제120회 입단대회서 류민형(17·선린인터넷정보고)이 입단, 친형 류동완(20) 초단의 뒤를 따른 것. 류동완은 동률 재대국까지 이어진 이번 입단대회 기간 동안 동생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보살폈다.

"바둑이 엄청 약하신" 아버지에 의해 나란히 바둑을 시작했지만 초기엔 특별히 기재를 인정받은 동생만 혼자 엘리트 교육을 받았다. "그때는 기분이 나빴죠. 하지만 뛰어난 동생을 두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게 느껴지면서 서로 자극이 됐어요." 2년 반 앞서 태어난 형은 2007년 말 먼저 프로에 진출, 바둑리그 7연승 등 돌풍의 신예로 주목받아 왔다.

동생 민형은 "형이 옆에서 격려해주지 않았으면 중간에 포기했을 것"이라고 했다. 매일 10여 시간씩의 공부도 벅찼고, 바둑에 지고 입단이 미뤄질 때마다 너무 힘들었다"는 것. 둘 다 수읽기가 세고 전투에 강해 '싸움꾼 형제'로 불린다. 다만 형은 두터움을, 동생은 집을 더 중시하는 기풍의 차이가 엿보이고 있다.

국내 형제기사 커플은 이들이 여섯 번 째. 앞서 김수영(작고)-수장, 이상훈-세돌, 박승철-승현, 김수진-대희(남매), 안형준-성준 등 다섯 쌍이 배출됐다. "만약 형제 페어(pair)대회가 열린다면 무조건 우리가 우승"이란 게 류동완의 장담이다. 한편 이번 대회에선 허진(18·충암고)도 함께 입단, 국내 프로기사 수는 총 238명으로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