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배짱대결

〈제3보〉(47~59)=강유택(17)에 대한 바둑계의 기대와 평가는 매우 높은 편. 성품이 성실하고 나이답지 않게 침착하다는 것. 기풍도 전투력과 계산력을 겸비해 균형감각이 뛰어나고, 위기 때 타개능력도 인정받고 있다. 그를 2년 연속 지명한 바둑리그 영남일보 팀 최규병 감독은 "좋은 경쟁상대들에 둘러싸인 환경과 어린 나이 등 대성할 여건을 두루 갖췄다"고 진단하고 있다.

△에 대한 흑의 응수는 47. 그러나 48에 붙이고 보니 하변의 주인은 백이 될 공산이 커졌다. 따라서 47로는 참고1도 5까지 처리하는 쪽이 나았으리란 결론. 흑귀를 깨는 것은 후수로, 지금은 귀보다는 하변이 훨씬 크다. 52에서 강유택의 두둑한 배짱이 엿보인다. "위아래 어느 쪽이건 끊어오라"고 외치고 있다.

일단 53까지는 예상됐는데 55가 좀 심했다. '지독한 실리파'라고나 해야 할지. 기왕 49로 끼웠으면 55로는 참고2도처럼 중앙을 돌파할 장면. 56까지 외곽이 하얗게 변했다. 심상치 않은 대설 경보다. 흑은 57, 59를 들고 나온다. "하변은 또 깨면 된다"는 쑨텅위 식 배짱이지만 과연 뜻대로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