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미술의 힘 보라" LA서 '화력(畵力)시범'

다음 달 28일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ACMA)에서 한국 현대미술을 보여주는 《당신의 밝은 미래》전(展)이 열린다. 전시는 구정아 김범 김수자 김홍석 박이소 박주연 서도호 임민욱 양혜규 전준호 최정화와 그룹 장영혜중공업 등 12명의 작품을 소개하는 것으로 9월 20일까지 이어진다.

LACMA는 1910년 설립된 미국 서부 최대 미술관이며 한 해 관람객 수가 100만명에 이른다. LACMA에서 전시가 끝나면 휴스턴미술관이 바통을 이어받아 11월 22일부터 내년 2월 14일까지 전시할 예정이다.

LACMA가 5년 전부터 준비해 온 이번 전시에 작품을 내놓은 작가들은 1956~1967년 출생했으며 국제적인 지명도를 얻고 있거나 막 주목받기 시작한 사람들이다. 김선정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LACMA의 현대미술 담당 학예연구실장 린 젤레반스키와 아시아 담당 학예관 김현정씨, 휴스턴미술관의 아시아 담당 학예관 크리스틴 스타크맨이 선정했다. LACMA의 김현정씨는 "미국에서 한국 작가와 작품이 전시된 적이 있지만 이번처럼 미술관에서 대규모로 이뤄진 것은 처음"이라며 "한국적인 고민을 작품에 담으면서도 서구인에게 호소력 있는 작가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전시 도록은 LACMA와 휴스턴미술관이 예일대와 함께 발간할 예정이어서 미국에 한국 현대 미술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동시에 연구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시는 설치작품을 비롯해 특정 장소에 맞게 제작한 site-specific 미술, 비디오 아트, 컴퓨터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작품을 보여줘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다. 전시 명은 출품 작가 중 유일하게 타계한 박이소(1957 ~2004)의 작품 〈Your Bright Future〉에서 땄다.

김선정 교수는 "한국 현대미술은 서구에 알려질 기회가 적어 중국이나 일본 미술에 비해 인지도가 낮다"면서 "이번 전시는 한국 미술의 다이내믹한 움직임을 집약해서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