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파리' 이환, "왜 가족영화가 미성년자 관람불가죠?"

'이 친구 의외로 생각이 깊다.'

영화 '똥파리'(감독 양익준)에서 고등학생 깡패 영재 역으로 출연한 신인 이환에 대한 인상이다. 영화에서 피끓는 고등학생 영재가 가정폭력과 가난으로 인한 억압과 불만을 폭력으로 폭발시키듯, 이환은 자신의 내부에 잠재된 에너지를 터뜨리듯 말들을 쏟아냈다.

"'똥파리'가 미성년자 관람불가라는 게 이해가 안돼요. 언어가 거칠긴 하지만 오히려 청소년들이 보면 진지하게 고민하고 생각할 수 있는 가족영화예요." 작은 영화인데도 최근 12만 명을 넘기며 흥행에 성공한 '똥파리'지만 이환은 더 많은 사람들이 봐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강했다.

'똥파리'에 대한 그의 애정은 대단하다. 함께한 스태프, 배우들과 가족애로 똘똘 뭉쳤기 때문이다. 촬영이 끝난 지 1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연기자나 스태프와 만나 술잔을 기울인다.

"특이하게도 촬영 전에 감독님 스태프 배우들 모두 너나할 거 없이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솔직하게 다 했어요. 평범한 가족부터, 아픔을 간직한 가족까지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상하게 '똥파리'에 대해 깊이 있게 알게 됐어요. 나중엔 정말 모두 가족처럼 됐지요."

독특한 가족애로 뭉친 촬영 현장은 리허설이나 대본 연습도 필요 없게 만들었다. 모든 연기자들이 너무나 리얼하고 자연스러운 연기들을 터뜨렸다. 상대 배우가 진짜 가족이란 생각으로 연기하면 됐기 때문이다.

"누나로 나온 김꽃비가 저 땜에 고생 많이 했을 거예요. 앙상블처럼 약속된 연기 대신에 제 안에서 나오는 걸 즉흥적으로 표현해 무척 당황해 하더라고요. 그런데 나중엔 꽃비도 따라하던데요.(웃음)" 너무나 진짜 같은 영화의 장면들은 이렇게 태어났다.

이환은 마치 열정이 넘치는 연극배우 같다. 일반적인 젊은 연기자들이 꿈꾸는 스타의 길에 대해선 별 관심이 없는 듯 하다. 대학로에서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연기를 처음 시작해 계속 연극을 해왔기 때문일까, 연기학원이나 기획사 출신의 신인들과는 분명 다른 눈빛이다.

"어릴 때 스타에 대한 꿈을 꾸기도 했죠. 그런데 연기를 하면서 점차 스타를 좇는 마음이 사라졌어요. 지금은 10%도 채 안되는 거 같아요. 90%는 연기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