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작 작품성 높인 조연 3인...우리 없으면 무슨 재미?

흥행작 뒤에는 빛나는 조연이 있는 법. 최근 개봉한 한국영화에서 조연들의 활약이 두드러져 화제다. '박쥐'의 김해숙, '마더'의 진구, '7급 공무원'의 장영남이 '주연 못지않게 빛나는 조연'들. 3인 3색의 개성 강한 연기로 작품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① '박쥐' 김해숙 칸 심사위원상을 받은 '박쥐'의 김해숙은 그로테스크한 연기의 진수를 보여준다. 극중 태주(김옥빈)의 시어머니를 연기한 김해숙은 감정의 진폭이 큰 연기를 능수능란하게 소화했다. TV 드라마에서 수더분한 어머니로 주로 등장했던 그녀라 관객이 느낄 '충격의 강도'는 더욱 컸다. 아들을 공모해 죽인 며느리(김옥빈)와 아들의 친구(송강호) 사이에서 때로는 괴기영화의 능글맞은 캐릭터처럼, 때로는 박제된 인형처럼 변신하며 드라마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중심 역할을 했다. 특히 후반부 말을 못하는 상황에서 눈동자를 굴려 의사를 표시하는 장면은 묘한 코믹함을 자아내면서 강한 인상을 남긴다.

② '마더' 진구 '마더'의 진구 역시 순진한 외모 뒤에 숨겨진 악마성을 유감없이 보여주며 '김혜자를 누르는 카리스마가 엿보인다'는 호평을 들었다. 동네 양아치를 실감나게 연기한 그는 "실제 나와 너무 똑같아서 특별히 따로 연습해 본 적이 없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특히 극중 김혜자에게 한 반말 연기는 원래 시나리오에는 없었는데 스스로 제안해서 영상에 실렸다. 진구의 존재감 덕분에 '마더'가 더욱 살아났다는데 이의가 없다.

③ '7급 공무원' 장영남 연기파 배우 장영남은 '7급 공무원'에서 코믹 연기에 일가견이 있음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350만명을 동원한 '7급 공무원'에서 그녀는 주인공 김하늘의 선배인 '5급 공무원'으로 나와 무심한 표정으로 직설 화법을 구사해 웃음 폭탄을 날렸다. 김하늘이 추적장치가 삽입된 주사기를 들고 사용법이 뭔지 몰라 갸우뚱하자 "그냥 엉덩이에 박아", 선을 보려는 김하늘이 이민 간 시누이가 있는데 괜찮을지 상담하자 "시어머니들은 이민 안 가나?", 또 '남녀가 느끼는 공감대는 성감대밖에 없어'라고 주절대는 대목 등이 명장면으로 꼽힌다. 극단 목화 출신으로 탄탄한 연기력을 닦은 준비된 배우인 장영남은 드라마, 영화에서 꼭 필요한 감초 연기자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