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승착과 패착(敗着)

〈제7보〉(106~131)=한국기원 기사들의 통계적 레이팅(rating)을 담당하고 있는 배태일 박사(미 스탠퍼드대)는 "늦은 입단은 잠재력을 발휘하는 데 방해가 된다"고 지적한다. "12회 LG배 준우승자 한상훈이 강유택이나 박정환만큼 빨리 입단했더라면 훨씬 더 높은 곳에 가 있었을 것"이라며 통계적 근거도 제시했다. 중국은 나이 어린 기사들에게 입단 가산점을 주고 있으며 쑨텅위 역시 그런 케이스. 우리도 미래에 대비한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105(흑 ▲)는 참고도를 기대한 수. 10까지 진행되면 좌변 백세를 깨는 데 큰 도움이 된다(9…4). 105가 패착의 굴레를 쓴 것은 106이란 승착을 불렀기 때문. 바꿔 말하면 106을 예상하지 못한 채 흑은 엉뚱한 곳을 두들긴 셈이 됐고, 백은 그 실수를 놓치지 않고 통렬하게 응징했다. 106이란 순간적 발상 전환 능력이 큰 찬사를 받은 이유다.

흑은 다급히 107로 모자 씌워 우중앙 백을 위협했지만 강유택은 유유히 108, 110으로 좌변을 키운다. 115로 116에 끊는 것은 축에 걸린다. 120이 놓여선 중앙 백도 살았다. 121은 122 정도가 적당한 삭감. 128로 자물쇠를 닫아걸었다. 129와 130은 맞보기로, 106 때부터 준비한 대응책이다. 때 이른 종국이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