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단명기(短命棋)

〈제8보〉(131~156)=통합예선에 걸린 본선티켓은 모두 16장. 올해는 한국 9장, 중국이 7장을 가져갔다. LG배에 통합예선이 도입된 2005년 이후 5년간 한국 39명, 중국은 35명이 이 관문을 통과했다. 주최국 이점을 감안하면 양국이 백중한 성적표. 반면 일본과 대만은 2년 연속 1명도 통합예선을 넘어서지 못했다. 바둑의 세계화가 더딘 상황에서 동양권조차 양강(兩强) 구도로 굳어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131에 초조함이 배 있다. 참고1도 1이 정수. 이후 12까지가 최선인데 흑은 도저히 덤을 못 낸다. 132는 뭔가를 노리고 있으며 136부터 구체화한다. 144로 치중해 150의 큰 곳(10집가량)을 선수로 두게 돼 차이가 더 벌어졌다. 151을 생략하면 참고2도의 진행으로 귀가 떨어진다. 앞서 131의 죄과다.

게다가 152까지 성립해선 중앙 흑집이 몽땅 깨졌다. 차단하는 수가 안 보이자 쑨텅위는 156까지 몇 수 더 두어보다 돌을 거둔다. 아무리 맷집 좋은 중국기사들이라지만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형세가 된 것. 실컷 얻어맞고 버티다 막판에 아예 녹아웃을 당한 꼴이다. 오랜만에 보는 단명기(短命棋)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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