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 4년만에 영화 '히말라야...' 촬영...뒷이야기 문답풀이

Q:네팔에도 전도연이 있다? 없다?

배우 최민식이 4년 만에 돌아왔다.　영화 '친절한 금자씨' 이후 오랜만의 스크린 나들이다. 그사이 그는 히말라야를 올랐다. 지금도 그곳 마을의 "화롯불에 타는 소똥 냄새가 그립다"고 한다.　영화 '히말라야, 바람이 머무는 곳'은 우연히 히말라야를 찾아간 한 중년 남자의 이야기다.　남자 최(최민식)는 실직 위기에 몰린 기러기 아빠다. 동생의 공장에서 사망한 외국인 노동자 도르지의 유골을 가족에게 전달해 달라는 부탁을 수락한다.　정장에 구두를 신고 바퀴 달린 여행가방을 질질 끌면서 히말라야를 찾는다. 그는 도르지의 고향 마을 '자르코트'에서 낯선 대자연의 품에 안긴다.　영화를 연출한 전수일 감독은 "시대의 우울과 소시민의 정서를 반영하고 싶었다. 그가 히말라야를 가고, 원주민의 건강한 모습과 순수함을 통해 새로운 삶의 의지를 찾지 않을까. 히말라야라는 거대한 자연 앞에서 다시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만들었다"고 밝혔다.　최민식의 생애 첫 '히말라야 도전기'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최민식은 최근 영화 시사회가 끝난 뒤 기자간담회에서 "(도르지의 아내로 나온 배우가) 전도연이랑 똑같이 생기지 않았나. 꼬맹이랑 전도연씨 잘 있나 모르겠다. 보고싶다"고 말했다. 어디서 저런 여배우를 구했을지 궁금했다. 전 감독은 "꼬마 엄마 역을 맡은 여인은 실제 그 마을의 원주민"이라며 "강한 눈빛을 가지고 있었고 건강하고 순수한 인상을 가지고 있어 수차례 설득해 연기를 하게 했다"고 말했다. 출연 분량이 많은 만큼 촬영 전부터 연기 지도하는 사람을 데려가 계속 연습을 시켜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을 정도로 만들었다. 영화 속에서 14개월 된 아이를 업고 다니며 젖을 먹이는데 실제 자기 아기다.

Q : 도르지의 아내, 남편이 한명 더 있다?

　영화 속에서 죽은 도르지의 아내는 아이 둘을 키우며 시부모를 모신다. 최민식은 도르지의 아들이 '아빠'라고 부르는 남자가 한 명 더 있다는 사실에 놀란다. 전수일 감독은 "네팔 고산지대엔 아직 일처다부제의 관습이 있다. 실제 영화를 촬영한 마을은 20여년전 일처다부제가 사라졌지만 여전히 주변 마을엔 남아있는 곳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Q : 최민식 구토…실제로 고산병 걸렸나?

히말라야를 오르던 최민식은 끝내 쓰러진다. 중간에 고산병에 걸려 정신줄을 놓은 최민식은 지나가는 노인의 도움으로 간신히 말등에 실려 올라간다. 최민식은 "나도 그렇게 힘들줄 몰랐다"며 "양복 입고 단화 신고 4000m를 올라간 건 나밖에 없을 것"이라며 혀를 찼다. 고산병은 두통과 현기증, 구토, 식욕부진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한 번 걸리면 산소가 많은 낮은 곳으로 다시 내려가는 것 말곤 답이 없다. 그가 영화속에서 말 등에 누워 질질 흘린 구토는 다행히 실제 고산병은 아니었다. 최민식은 "살짝 속이 미식거리긴 했지만 구토는 소품부가 정성껏 죽을 만들어 내 입에 넣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Q : 마을에 전화기 없어 윗마을까지 간다?

최민식은 기러기 아빠다. 아내와 아이는 미국에 있다. 극중에서 그는 가족에게 전화 한 통화를 하기 위해 윗마을까지 반나절을 걸어 올라간다. 한데 이건 영화적 설정이 아니라 실제 상황이다. 전화기는 윗마을에 단 한대가 있을 뿐이다. 전기도 2700m 아래 작은 비행장이 있는 좀솜이란 마을에서 끌어올려 쓰는데, 그나마도 일주일에 2~3일만 들어온다.

Q : 현지인 출연료는 셀파 일당으로 계산?

배우는 모두 마을 주민이다. 연기 경험은 물론 영화 자체가 생소한 이들이다. 출연료는 대체로 셀파(산악가이드)의 하루 일당인 5달러로 계산해 출연한 회차를 합산해 지불했다. 촬영후 그 마을에 절실히 필요한 발전기도 한 대 기부했다. 극중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실제 부부다. 나이는 80세. 전 감독은 "우리가 촬영을 마치고 돌아온 일주일 뒤 할머니가 돌아가셨고, 장례는 천장으로 치러졌다고 들었다"며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