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첫 세계무대

 

 

〈총보〉(1~156)=종국 시점에서 남는 의문. 중앙 흑진에 '난입'한 152 한 점은 정말 사로잡을 수 없나? 참고도 1, 3으로 끊어와도 백 4 때 응수가 두절된다. 5가 불가피한데 6의 짜릿한 단수가 성립하기 때문. 바둑의 흐름과 마무리에 이르기까지 흑으로선 치욕적인 한판이었다. 쑨텅위는 만만치 않은 수읽기 솜씨를 선보였으나 지나친 실리 추구, 전체를 보는 시야 부족으로 완패했다.

반면 강유택이 이 판서 보여준 유연한 운석은 도처에서 보석처럼 빛났다. 86, 106 등은 17세 소년이라곤 믿기 어려울 만큼 노련했다. 틀에 사로잡히지 않은 창조적 사고(思考) 없이는 정상에 오를 수 없다고 한다. 바둑이 단순한 수읽기 게임에 머물지 않고 예술적 가치까지 인정받는 이유다. 뛰어난 유망주로 꼽히면서도 세계무대엔 처음 서게 된 그의 이번 대회 활약이 기대된다.

이로써 14회째를 맞는 올해 LG배 본선 멤버 32명이 모두 가려졌다. 올해는 또 어떤 명승부가 대회를 수놓으며 어떤 얼굴을 새로운 스타로 탄생시킬지 주목된다. 무엇보다 현역 세계 5관왕으로 떠오른 LG배 현역 챔피언 구리(古力)에 대한 한국기사들의 대반격 여부가 핵심 화두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77…46, 156수 끝 백 불계승, 소비시간 백 2시간 1분, 흑 1시간 31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