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머2' 이틀 연속 지각해 물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트랜스포머2:패자의 역습'(이하 트랜스포머2)의 제작진이 이틀 연속 공식 일정에 지각해 빈축을 샀다.

감독인 마이클 베이, 주연 샤이아 라보프, 메간 폭스는 9일 한국을 찾았다. 이들은 이날 오후 8시 용산CGV에서 레드카펫 행사가 예정됐지만 악천후와 준비부족 등으로 무려 2시간이나 넘겨 행사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그러나 비를 맞으면서 기다리던 팬들과 만난 시간이 채 5분도 안돼 팬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이들은 10일 오전 10시 삼성동 크링(KRING)에서 예정된 기자회견에서 또 지각해 기자단과 작은 마찰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마이클 베이 감독은 "어제 비가 오는 중에도 우리를 기다려 준 팬들에게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고, 샤이아 라보프는 "도착한 지 몇 시간 안 됐는데 팬들의 폭발적인 힘을 느꼈다. 어제 일본에서 바로 와 한국에서 프리미어를 했다. 비 맞으면서 기다려준 것에 감동을 받았고 놀라운 에너지를 봤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각에 대한 짤막한 사과의 말은 3명 중 아무도 하지 않았다.

최근 할리우드 톱스타들의 방한 행사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장면들이었다.

올해 1월 영화 '작전명 발키리' 홍보를 위해 한국을 찾은 톰 크루즈는 공항에 마중 나온 팬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사진을 찍어 '친절한 톰 아저씨'라는 별명이 붙었다. 또 기자회견에서도 성심성의껏 답변하는 프로의 자세를 보였다. 4월 '엑스맨:울버린의 탄생' 홍보를 위해 한국을 찾은 휴 잭맨은 기자회견 장소를 직접 한옥 식당으로 선택할 정도로 한국 사랑을 온 몸으로 보여줘 한국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이들과 '트랜스포머2' 팀을 비교하면 천양지차였다.

마이클 베이는 마지막 인사말로 "원래 파라마운트측에서 한국 스케줄을 잡지 않았다. 그런데 전편 흥행도 좋았고 그래서 내가 주장해 배우들을 데리고 한국에 오게 됐다. 많은 관심 바란다"고 전했고, 샤이아 라보프와 메간 폭스는 아무 말도 없이 자리를 떴다.

기자회견 후 마이클 베이는 미국으로, 두 배우는 프랑스 파리로 향했다. '트랜스포머2'는 24일 개봉한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