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집행 유예

〈제7보〉(100~116)=원성진은 1998년 5월 입단하면서 현역 최연소 프로(12세 10개월)란 '감투'까지 썼었다. 1년 먼저 입단했던 동갑내기 최철한보다 2개월 늦게 태어났기 때문. 원성진은 자신보다 한발 앞서나가던 2살 위 친형 원성욱과 함께 세계최초의 형제 동반입단이 기대됐으나, 형이 그 대회 2차 예선서 실족하는 바람에 이용찬(현 六단)과 함께 입단했다. 원성욱은 학업으로 전환, 성균관대에서 장학생 겸 아마바둑 대표선수로 활약 중이다.

100이 선수(先手)여서 한숨 돌렸다지만 위아래 백말들이 여전히 못 산 상태. 그러나 가만히 보면 두 백 대마를 가르고 있는 흑말 역시 아직은 근거가 없다는 게 위안이다. 일단 107까지 다시 우상귀 쪽 백 대마가 감금된 모습. 108 때 흑이 참고도처럼 급공을 가해 오면 백은 참고도 9까지 중앙을 타개한 후 10, 12로 패(覇)를 결행할 심산이다.

흑도 그래서 109로 중앙 차단부터 감행하기 시작했다. 우상 쪽은 '집행유예'다. 113, 115는 날씬한 행마. 116으로 일단 달아났지만 아직은 사방에 적들이 널려 있다. 참고도의 '우환'도 여전히 위협적이다. 현재로선 기세등등한 흑에게 '처분'만 바랄 수밖에 없는 상황. 야마시타가 눈빛을 반짝이며 돌 하나를 집어드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