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나눈 형제의 '피 터지는 한 판'

피를 나눈 형제가 '피 터지는 한 판'을 앞두고 있다. 운명의 커플은 안형준(20) 二단과 안성준(18) 초단. 제53기 국수전 예선서 승승장구해온 둘은 16일 C조 준결승서 정면으로 마주치게 됐다. 이 형제 대결서 이기는 사람은 1승만 더 보태면 일약 국수전 본선 토너먼트에 상륙하게 된다.

두 사람은 지난 해 봄과 가을 반년 간격으로 프로가 됐다. 입단 후 활약도 눈부셔서 둘이 함께 국내 첫 '형제 바둑리거'로 활약 중이다. 지난 3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 때 형제는 "피하고 싶지만 만난다면 꼭 이기겠다" "형의 바둑이 세서 두렵지만 그냥 물러나진 않겠다"며 투지를 보였었다.

둘은 국내 바둑계에 여섯 번째로 등장한 형제(남매 포함) 커플. 지금까지 형제 대결은 3쌍에 의해 총 9판이 펼쳐져 동생 쪽이 5승4패로 앞섰다. 첫 커플인 김수영·수장 형제는 80년대에 두 차례 격돌해 동생이 2전 전승을 기록했고, 이후 이상훈·세돌 형제는 다섯 번이나 만나 동생이 3승2패를 기록 중이다. 이번 대결은 박승철이 2003년 동생 박승현에게 2연승을 거둔 뒤 6년 만의 골육상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