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 Talk 튀네] 영화 '킹콩을 들다' 이범수

"'킹콩을 들다'요? 제 필모그래피에 당당히 남을 작품입니다." 배우 이범수(40)가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한 말이다. 오는 7월 2일 개봉하는 영화 '킹콩을 들다'에서 주연을 맡은 이범수. '킹콩을 들다'는 88올림픽에서 부상으로 동메달에 그친 비운의 역사(力士)가 시골의 한 여중 코치(이범수 분)로 부임, 갖가지 사연을 지닌 소녀 제자들을 이끌고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한다는 이야기다. 최근 언론시사회에서 '킹콩을 들다'를 관람한 취재진의 반응은 뜨거웠다. 영화가 주는 예상 밖의 웃음과 감동에 '영화는 제목만 보고 평가하면 안 된다'는 호평이 터져나왔다.

　★역도 선수가 되기 위해 코피도 흘렸다

영화에서 이범수가 역도 선수로 나오는 분량은 2분 정도. 영화 오프닝 때 이범수가 맡은 역도 선수 이지봉이 88올림픽에서 부상으로 동메달에 그치는 시합 장면이 전부다. 하지만 이 한 장면을 위해 이범수는 태릉선수촌에서 하드 트레이닝을 받아야 했다.

"첫 신이 임팩트가 있어야 관객들을 몰입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두 달 간 오전에는 헬스장, 오후에는 태릉에서 역도 기술을 배웠어요."

이범수는 역도 선수로 바뀐 자신의 모습이 궁금해 이번 작품을 택했다고 말할 정도로 역도 선수로 탈바꿈하기 위해 노력했다.

"다른 연기자들은 먹고 싶은 걸 다 먹으면서 역도 선수로 변신을 꾀했지만, 저는 물만 마시고 바나나만 먹었어요. 한 번은 몸을 만들던 중 코피가 난적이 있는데,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다가 허리 부상으로 위기를 맞기도 했다.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병원에서 4번 요추가 안 좋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쉴 수 없었어요. 제가 쉬면 연출자가 부담을 느끼게 되니까 부상투혼을 발휘해야 했죠."

부상에도 불구하고 첫 신 촬영을 감행한 이범수는 60㎏짜리 역기를 이틀 간 수 백번 들고서야 OK사인을 받았다.

"시나리오 상으론 145㎏짜리 역기를 드는 것이지만 실제론 특수 제작된 60㎏ 역기를 들었죠. 역기가 너무 가벼우면 감정이 실리지 않기 때문에 제가 들 수 있는 최고의 무게를 들었어요. 촬영 때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고, 숙소에 돌아가니까 눈물이 나더라고요."

★'킹콩을 들다'는 종합선물세트?

'킹콩을 들다'는 희로애락이 모두 담긴 '종합선물세트'와 같은 영화라고 이범수는 소개했다.

"한 권의 책이 사람을 바꿀 수 있듯, 한 편의 영화도 사람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희로애락을 모두 담은 저희 영화가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가 분명히 있을 거라 생각해요."

마음으로의 울림과 감동 그리고 실제 배우에 의한 감흥이야 말로 '킹콩을 들다'의 매력이고, 경쟁력이라는 게 그의 생각.

'킹콩을 들다'는 이범수 외에도 여섯 명의 여성 배우들의 연기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그 중 이범수는 탤런트 고(故) 전운의 손녀인 전보미에게 높은 점수를 줬다.

"솔직히 누가 더 잘했다고 말할 수 없을 만큼 다들 자기 몫을 해냈어요. 그 중 굳이 꼽으라면 전보미에게 후한 점수를 주고 싶어요. 보미에게서 장래가 보였거든요."

★미래형 배우 이범수

이범수는 최근 대학원 진학으로 학구열을 높이고 있다.

"전 실기와 이론을 분리해서 해석하는 걸 싫어해요. 훌륭한 배우가 되기 위해선 실기와 이론을 모두 갖춰야 한다고 생각해요."

드라마 '외과의사 봉달희', '온 에어'로 일본의 여심을 사로잡기 시작한 이범수는 오는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첫 팬 미팅을 갖는다. '킹콩을 들다' 역시 일본 판매를 계획 중이어서 차세대 한류스타로 발돋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류스타라는 게 정확히 뭔지 잘 모르겠지만 늘 하던 대로 좋은 모습과 진정성을 보여주면 그들도 저를 좋아해줄 거라 믿습니다."

끝으로 결혼 계획에 대해 물었다.

"독신주의자는 아니니까 언젠간 좋은 사람이 나타나면 하겠죠?(웃음)"

< 이해완 기자 paras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