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2009 한국 바둑리그] 프로경력 반년 강창배 '무명의 반란'

흙을 털어내고 몇 번 문지르니 휘황한 빛을 뿜는 금덩이였다. 프로 경력 반년째인 강창배(23)가 KB국민은행 2009 한국바둑리그서 소속 팀 킥스의 선두 점프에 1등 공신으로 떠오르며 당당히 주전 자리를 꿰찼다. 아무도 예상 못했던 '무명의 반란'이다.

강창배는 19세가 될 때까지 입단하지 못해 2005년 여름 한국기원 연구생에서 퇴출됐던 아픈 기억의 소유자. 지난해 겨울 서너 살 아래 동생뻘들을 따돌리고 늦깎이 프로가 됐다. 3년 반 만에 보는 일반인 신분의 입단이어서 화제가 됐지만 프로 엘리트사회에서 강창배의 존재는 미미했다.

바둑리그 예선을 통과하고 드래프트시장에 나섰을 때 42명 중 38명이 호명될 때까지 그를 데려가는 팀은 없었다. 킥스가 39번째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개막전 후보를 거쳐 5월 31일 2차전 때 비로소 바둑리그에 데뷔했다. 상대는 바투 팀 2지명자 허영호(랭킹 8위). 50위권 안에 이름이 없는 5지명자 강창배는 그 바둑서 백으로 반 집을 이겼다.

돌풍은 19일 한국기원서 벌어진 하이트진로와의 대결 때도 계속됐다. 2년 전 세계대회(LG배)서 준우승까지 했던 한상훈(18위)을 또다시 완파하자 누군가가 "프로야구 연습생 신화를 보는 것 같다"고 했다. 이럴 경우 팀은 당연히 하늘을 날게 마련. 킥스는 이창호 박정환 고근태의 승점을 보태 4대1로 대승, 리그 단독선두(3승)로 올라섰다.

한편 신안태평천일염은 20, 21일 벌어진 바투와의 신생 팀 대결서 3대2로 이겨 1패 뒤 첫 승을 신고했다. 5지명자 이태현이 상대팀 주장 원성진을 꺾어 타이를 만든 뒤 주장 강동윤이 결승점을 뽑았다. 바투는 1승2패. 25일부터는 티브로드 대 한게임, 영남일보 대 바투전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