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천재' 의 초반(初盤)

〈제2보〉(18~32)=창하오(常昊·33)는 만 10세 때 프로가 됐다. 어린 영재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중국의 정책을 감안하더라도 엄청난 기록이다. 89년 13세 때 중국랭킹 7위에 올랐고 97년부터 3년간 부동의 톱 랭커로 군림했다. 당시 중국 바둑계의 소장파 유망주들을 일컫던 소위 '6소룡(小龍)'그룹의 리더이기도 했다.

18로 뛰고 19로 전개했을 때 20이 침착했다. 이 수로 좌상귀를 지켰다가 20 자리를 빼앗기면 대세를 놓치게 된다. 24까지 결과에 대해 허영호는 국후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21로 참고1도의 대안을 제시했다. 이 진행은 과거 유창혁 대 원성진 전에서 한 차례 선보였던 그림.

26이 흑의 의표를 찔렀다. 허영호는 참고2도를 예상하고 있었다고 했다. 이것은 A의 뒷맛이 남아 흑이 만족이다. 32까지 되고 보니 백은 2선 두 점을 미끼로 중앙이 약점 없이 두터워졌다(31로 32는 '가'로 끊겨 곤란하다). 참고3도 6까지 보장돼 있어 참고2도와는 천양지차. 초반 포석은 백이 기분 좋은 가운데 중반으로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