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2009 한국 바둑리그] 티브로드, 기적같은 역전승… 첫 승점 올려

승부의 '미덕'은 예상을 보란 듯 뒤집는 데 있다. 지난 주 2009 한국바둑리그에서 티브로드가 대회사상 가장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펼쳤다. 한게임과의 첫날(25일) 스코어는 0대2. 그것도 '원투 펀치'에 해당하는 조한승과 목진석이 연속 무너짐으로써 전혀 희망이 안 보였다. 대국실 주변에선 0대5의 참변을 예상하는 사람도 많았다.

역전극이 시작된 것은 26일 3국부터. 국내 랭킹 21위 안조영이 10위 윤준상을 상대로 거짓말 같은 뒤집기를 연출했다. 뒤이어 장고(長考)판에선 국내 프로 238명 중 서열 225위인 김현섭(21)이 일을 냈다. 랭킹 19위 홍성지에게 흑으로 3집 반을 남긴 것.

이 무렵 마지막 5국이 마무리에 돌입했다. 티브로드 맏형 최명훈(랭킹 29위)이 왕년의 스타 출신이긴 해도 두 달 전 세계대회 8강(비씨카드배)에 오른 한웅규(11위)를 꺾으리라고 본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결과는 최명훈의 넉넉한 승리(흑 11집 반 승). 최명훈은 국후 "4국 결과를 모르고 있었다"며 환호했다.

27, 28일 벌어진 대결에선 영남일보가 바투를 제치고 3연속 3대2승, 킥스와 동률 선두에 나섰다. 영남일보 역시 첫날 2연승 후 2일째 대국서 역전패 위기에 몰렸으나 김형우가 허영호를 상대한 장고판에서 반 집을 이긴 데 힘입어 무패 기록을 유지했다. 7월 2일부터는 하이트진로 대 한게임, 신안태평천일염 대 티브로드전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