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의 사나이' 서능욱 "조(曺)국수, 오랜만이오"

국내 최다 준우승 기록 보유자는 조훈현(56)이다. 결승서 무려 76회나 눈물을 삼켰다. 13회 준우승에 그친 서능욱(51)과 비교하면 훨씬 더 불운해(?) 보인다. 정말 그럴까. 두 기사 사이엔 이 테마와 관련해 묘한 구연(舊緣)이 있다.

우선 조훈현은 우승(157회) 횟수도 지구상에서 가장 많다. 76회 준우승을 가리고도 남는다. 하지만 서능욱의 13회 준우승은 그가 결승에 나가 거둔 전적의 모두다. 우승 문턱에서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는 뜻. 더욱이 그 13번 중 12번의 실패를 안겨 준 기사가 다름아닌 조훈현이었다. 타이틀전 판수 30대4, 총전적 54대11. 서능욱에게 조훈현은 평생 앞길을 막은 '암초'였다.

그 둘이 30년 세월을 건너 뛴 1일 마주 앉는다. 무대는 제1회 스카이바둑배 시니어연승전. 45세 이상 노장 16명이 두 패로 나뉘어 한 명씩 떨궈가는 방식이다. 명인팀 서능욱이 내리 6연승을 달린 끝에 국수팀의 마지막 선수 조훈현에게 칼을 겨누고 나섰다. 서능욱이 이 판마저 이기면 명인팀 우승으로 대회가 끝난다. 국수팀이 우승하는 길은 조훈현이 서능욱 포함 6연승하는 것뿐이다. 타임머신 타고 준수한 홍안(紅顔)으로 돌아갈 두 초로(初老), 타이틀매치 같은 단체전의 결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