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도' 배종옥 누드, 대역 여부는 관객이 판단할 몫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말했다. 섹스는 인생에서 가장 과대평가된 즐거움이다.'

영화 '오감도' 끝부분에 나오는 내레이션이다. 영화의 메시지가 압축적으로 정리된 말이다.

지난 30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오감도' 시사회가 열렸다. '오감도'는 '에로스'에 관한 영화이지 '에로 영화'는 아니었다.

'오감도' 포스터는 전신 누드로 누워있는 여인이 등장한다. 야릇한 상상을 하게 만드는 포스터다.

하지만 실제 영화는 노골적으로 벗기지 않는다. 포스터만 보고 파격적인 베드신을 상상한다면 낭패다.

영화 홍보사 관계자는 "에로스라는 영화의 키워드를 표현하려다 보니 그런 포스터를 만들게 된 것"이라며 "실제 영화는 노출로만 표현되는 에로스가 아니라 상황에서 나오는 다양한 느낌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포스터는 미끼일 뿐이다.

영화는 김민선 엄정화 김효진 차현정 차수연 배종옥 황정민 김강우 장혁 등 당대 최고의 배우가 출연했다. 이들이 어느 정도 수위까지 몸을 던질지도 화제였다.

뚜껑을 열어보니 가장 파격적인 섹스신을 찍은 건 마흔 다섯의 배종옥이었다.

영화에선 고혹적인 여배우 역할을 맡았다. 극중 영화 촬영 장면에서 배종옥은 젊은 남자와 뜨거운 정사신을 찍었다. 가슴이 드러났다.

영화가 끝난 뒤 '가슴 대역' 여부에 대해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영화 관계자는 "연출을 맡은 유영식 감독은 확답을 피한 대신 '보는 분들의 상상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여운을 남기고 싶어서 그런 것 같다"고 전했다.

'노출 연기'와 '섹스의 표현 수위'에 있어서 '오감도'는 과대포장됐다.

대신 블록버스터나 할리우드식 로맨틱 코미디와는 차별화된 이야기가 있다.

영화는 다섯 가지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다. 첫번째 에피소드 'his concern'은 출근길 기차에서 처음 만난 남녀의 사랑을 그렸다. '나, 여기 있어요'는 병든 아내를 떠나보내는 남편의 슬픔, '33번째 남자'는 영화 촬영장에서 벌어지는 두 여배우와 감독의 자극적인 욕망을 다뤘다. '끝과 시작'은 죽은 남자를 사랑했던 두 여자의 이야기를, '순간을 믿어요'는 커플 스와핑을 시도하는 고등학생들의 하루를 담았다.

오기환 감독은 "'트랜스포머2'가 변신로봇이라면 우리는 똘이장군, 아니 독수리오형제"라며 "크기의 싸움이 아니라 관객들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허진호 감독도 "블록버스터만 좋아하는 분들만 계신 건 아닐 것이다. 작은 영화, 색다른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을 위해 선보이는 영화"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