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선택] 뤽 베송의 '판타지'… 아이들만 공감하네

뤽 베송(50)에 대해 실망해도 어쩔 수 없다. '레옹'과 '제5원소'의 감독, '택시'와 '트랜스포터'의 프로듀서인 이 영화인은 이제 아예 국적을 할리우드로 바꾸려는 모양이다. 눈높이를 초등학생에 맞게 낮추면 이 영화는 충분히 재미있고 즐겁다. '아더와 미니모이(9일 개봉)'는 뤽 베송 최초의 애니메이션이다. 실사 영화와 3D 애니메이션이 결합된 이 영화는 딱 기대하는 만큼의 오락을 주는 판타지이다. 단, 시속 200㎞로 달리다가 끊어진 교량 앞에서 급정거하는 액션은 기대하지 말 것.

할머니(미아 패로)와 단둘이 사는 꼬마 아더(프레디 하이모어)는 오래전 실종된 할아버지가 꼬마요정 미니모이 왕국에 보물을 숨겨 놓았다는 문서를 발견한다. 마침 할머니 집은 은행에 넘어가게 된 찰나. 1000일에 한 번 열리는 마법의 문을 통해 미니모이 왕국으로 들어간 아더는 미니모이 왕국의 왕자·공주와 함께 악당 말타자르의 침략으로부터 왕국을 구하는 모험을 시작한다.

잘 알려졌다시피 뤽 베송은 소설가인 동시에 영화감독이다. 이 영화의 원작 역시 뤽 베송의 작품이며, 그는 '비밀원정대의 출정'이란 부제가 붙은 1편에 이어, 2편 '말타자르의 복수'와 3편 '두 세계의 전쟁'까지 계획하고 있다. 이런 구성은 '해리 포터' 시리즈나 '반지의 제왕'을 연상케 한다. 그러나 '아더와 미니모이'는 여타 판타지 대작보다는 훨씬 규모가 작다. 주인공 꼬마 아더가 미니모이 왕국으로 들어서는 순간 애니메이션이 시작돼, 현실로 돌아올 때까지 실사 영화가 거의 없다시피 하다. 확실히 어른들의 박수를 받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방학을 맞은 초등학생들에게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 같다. 손톱보다 작은 크기의 부족들이 사는 땅속 세계와 그 안에서 벌어지는 모험담은 재간 많은 뤽 베송의 연출로 속도감 있는 즐거움을 준다.

▶전문가 별점

할리우드를 따라잡기 급급한 뻔한 환상극.

― ★★ 이상용·영화평론가

뤽 베송의 인장을 찍기엔 지나치게 아이의 눈높이에 맞춘 환상특급.

― ★★☆ 황희연·영화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