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원 배우 정유미 "경쟁작 '트랜스포머'는 안봐"

"'트랜스포머' 안 볼 거예요."

영화배우 정유미가 최고의 화제작 '트랜스포머:패자의 역습'에 도전장을 던졌다. 오는 16일 개봉하는 영화 '차우'(감독 신정원)에 출연한 정유미는 로봇들과 스크린 대결을 펼칠 전투를 준비 중이다. "'트랜스포머'는 저 말고도 볼 사람이 많은데 굳이 또 제가 볼 필요가 있겠어요?(웃음)"

정유미는 가장 솔직한 배우들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데뷔한지 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인터뷰 울렁증에 시달린다. 또 프로필 촬영을 위해 스튜디오에 들어서면 쑥스러움과 긴장감에 얼어버려 정말 배우가 맞는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 정도다. 부끄럼을 많이 타는 예쁜 소녀 같은 느낌이다.

배우답지 않은 이런 순수한 모습에 주위에선 '4차원'이라고 놀리기도 한다. "4차원이라고 해서 예전엔 '아닌데 왜 그러지'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별 생각 안 해요. 일일이 다 답할 수 없잖아요. 제가 보기엔 4차원은 아니예요."

물론 정유미만의 엉뚱한 구석은 분명히 있다. '차우'에서 동물생태연구원 변수련 역을 맡은 그녀는 촬영 중 캐릭터를 연구하기 위해 미국 샌프란시스코 촬영장 인근의 대형마트에서 무작정 동물 인형세트를 구입했다. 주먹만한 동물 인형들을 자신의 방에 전시하고 시간 날 때마다 뚫어지게 쳐다보며 관찰했다. "실제로 이게 캐릭터에 도움이 됐는지 모르겠어요. 인형이니까 동물 이름이나 습성 등을 알 수는 없었죠. 하지만 왠지 그렇게라도 준비를 해야할 거 같았어요."

정유미는 집에서도 자신이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들의 사진을 쳐다보기를 즐겨한다.

"김연아, 강수진, 비욘세, 클린트 이스트우드 사진을 창문에 붙여놓고 멀뚱히 바라볼 때가 많아요." 그녀가 고른 인물들 모두 꾸준한 노력과 열정으로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이다. 마치 뼛속 깊이 자신의 롤 모델들을 새겨 넣으려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4년째 남자친구도 없이 일에만 몰두하고 있다. "남자친구는 묻지도 마세요. 너무 오래 돼서~. 전 감독님들만 사랑하나 봐요." 그렇다, 대한민국 감독들이 사랑하는 배우가 바로 정유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