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에 둥둥… 조각의 재발견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있는 소마미술관에는 3개의 흥미로운 전시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

첫 번째 전시는 8월 30일까지 열리는 《드로잉 조각:공중누각》전(展)으로 부피와 무게가 느껴지는 기존의 조각 개념을 바꿔보려는 전시다. 조각을 가능한 한 가볍게 만들거나 공중에 띄우는 작업을 통해 조각의 개념을 확장해 보이는 것이다. 함연주의 〈부드러운 긴장〉은 스테인리스 스틸과 스타킹을 이용한 작품으로 부드러움을 통해 힘과 긴장(장력)을 표현하고 있다. 스타킹으로 만든 조형물은 보일 듯 말 듯 실체감이 희박하지만, 조명에 의한 그림자를 통해 오히려 실체감이 뚜렷해지는 아이러니를 발견할 수 있다. 박선기는 공중에 숯을 매다는 등 '띄우는 조각'을 통해 회화적 접근을 시도한다. 전강옥은 중력에 의해 아래로 떨어지는 돌의 낙하 과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한다. 망(網)을 층층이 얼기설기 엮은 뒤 그 위에 돌을 얹어 떨어지는 형상을 가시화한 것이다. 이 밖에 강영민·김세일·장연순 등이 자신만의 상상력을 통해 공간을 조각하는 작품을 보여준다.

《나무가 종이를 만나다》전은 뉴욕에서 종이 작업을 하는 매리 설리번과 나무로 조형 작업을 하는 보리스 쿠라톨로의 공동작품을 선보인다. 30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에는 포플러 나무를 탄력 있게 구부린 뒤 곡선에 종이를 붙여 거대한 음표(音標)를 연상시키는 작품이 등장한다. 전시장에는 커다란 유리창을 통해 풀과 나무가 보여 전시 주제와 잘 어울린다. 이성순 소마미술관 명예관장은 "나무와 종이가 빚어내는 담백한 미와 함께 자연적 친화감을 느낄 수 있는 전시"라고 말했다.

8월 16일까지 열리는 《슈박스(Shoebox)》전에는 구두상자에 들어갈 만한 크기의 조각 소품들이 나온다. 세계 81명의 작가들이 참여한 전시로, 다양한 아이디어와 재료·표현을 이용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중후 장대한 조각에 거리감을 느끼는 어린이에게 알맞은 크기의 작품들이다. 입장료(3개 전시 통합)는 어른 3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