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2009 한국 바둑리그] 홍성지 결승점… 한게임, 4위로 올라서

예컨대 7대0쯤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솔로홈런을 쳐 봐야 '영양가가 없다'는 소리를 듣는다. 반대로 평소 부진하다가도 결정적 장면에서 펜스를 넘기면 최고의 수훈선수가 된다. 12일 밤의 홍성지가 그랬다. 팀이 1대2로 뒤져 있고 4국도 절망적인 상태에서 그는 최종 5번주자로 타석에 섰다. 상대 '투수'는 잘나가는 후배 강유택.

차분하게 판을 짜 나가던 홍성지가 마침내 팽팽하던 균형을 깨기 시작했다. 흑 7집 반의 넉넉한 승리. 4국에 나섰던 윤준상이 절망적 바둑을 뒤집어 2대2로 따라붙은 상황이었음을 그때서야 알았다. 개인전적 1승 후 3연패로 마음고생에 시달리던 홍성지가 모처럼 존재감을 보여준 순간이었다.

홍성지 윤준상 김주호를 앞세운 한게임은 영남일보를 3대2로 눌러 2승 3패를 기록, 두 단계 오른 4위가 됐다. 대회 3연패(連覇)를 겨냥 중인 영남일보는 3연승 후 첫 패배 속에 2위로 밀려났다.

영남일보 김지석은 대회 홍일점 김미리를 꺾고 4연승, 개인 다승 선두에 나섰지만 팀이 져 빛을 잃었다. 한편 바투는 하이트진로를 3대2로 눌러 5위(2승3패)로 점프했다.

KB국민은행 2009한국바둑리그는 이날까지 소화한 14게임 중 85.7%에 달하는 12게임이 3대2로 끝났다. 나머지 2경기가 4대1이고 5대0은 한 경기도 없었다. '최종 5번주자'의 비중이 엄청나게 커졌다는 얘기. 16일부터는 신안태평천일염 대 킥스, 하이트진로 대 티브로드 전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