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5급 바둑'

〈제3보〉(28~38)=이세돌의 파란만장했던 2009 전반기 무대에서 쿵제는 꽤 중요 인물로 등장한다. 약 5개월 사이 둘이 다섯 판이나 겨룬 것. 삼성화재배 결승서 만나 2연승으로 우승할 때의 이세돌은 절정의 세계 1인자였다. 하지만 그 뒤 이세돌은 난기류를 타면서 이 판과 TV아시아 결승전을 패했다. 그래도 직후 중국리그 원정에서 바로 설욕한 걸 보면 '센돌'의 승부사 기질은 여전하다. 중국리그 포함 양자 간 총전적은 이세돌의 11승3패.

28을 나무랄 수는 없다. 한데 29로 어깨짚음 당한 이후 결과는 백의 저위(低位), 중앙 흑의 확대로 나타났다. 대안은 없었을까. 최규병 九단은 백이 거꾸로 참고1도 1로 어깨짚어 중앙을 제압 후 7로 육박하고 싶다는 의견을 냈다.

35로 틀어막았을 때 36이 과감한 수. 일감(一感)은 37의 헤딩이지만 참고2도 12까지 흑이 만족이다. 36을 외면하고 37로 치받은 수가 얼핏 보면 5급 바둑을 연상시킨다. 당연한 38 이음 때 4지 선다형 문제 하나 풀어보자. 흑의 다음 응수는 '가'~'라' 네 곳 중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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