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2009 한국 바둑리그] 중반 맞는 '한국바둑리그'… '안갯속' 승부

강팀도 약팀도 따로 없는 아수라장. 승부 예측은 빗나가기 일쑤다. 정규리그 42경기 중 7월 20일 현재 16경기를 소화, 머지않아 반환점을 돌게 될 KB국민은행 2009 한국바둑리그 초반 판세다.

지금까지 치른 16게임 중 13게임이 3대2로 승부를 갈랐다. 무려 전체의 81.2%에 해당하는 비율. 최종 5국까지 가기 전엔 아무도 승패를 알 수 없다. 또 반 집 승부도 무려 11국(전체의 13.8%)이나 등장할 만큼 피 말리는 접전이 속출하고 있다. 초반이지만 이미 전승 팀도, 전패 팀도 없다. 백중전 속에 포스트 시즌 진출 팀은 이제부터의 승부에 달렸다.

지난주 하이트진로 대 티브로드 전도 마지막 5국에서 희비가 갈렸다. 하이트진로 2지명자 한상훈이 티브로드 최명훈을 백 불계로 제압한 뒤에야 비로소 웃을 수 있었다. 하이트진로는 이 소중한 승리를 발판으로 중위권 도약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앞선 경기에선 신생 신안태평천일염이 무패의 선두 팀 Kixx를 잡으며 일약 3위로 점프했다. 강동윤 박정상 이태현 안형준의 활약으로 승률 5할을 맞췄다. Kixx는 박정환 혼자 승점을 따내는 데 그쳐 시즌 처음 쓴잔을 들었다.

20일 현재 영남일보와 Kixx가 나란히 3승 1패를 마크하며 치열한 선두경쟁을 전개 중이다. 양 팀을 이끄는 최규병·양재호 감독은 최근 2년 연속 결승서 격돌한 데 이어 올해도 정상을 놓고 맞서고 있다. 최 감독이 2연속 우승 후 올해는 현재까지 2위. 3년째 경합 중인 프로야구 양대 사령탑 김성근(SK)·김경문(두산) 두 감독의 관계를 빼 박았다.

Kixx는 주장 이창호와 2지명자 박정환의 '투 톱'이 안정적이다. 여기에 5지명으로 마지 못해 뽑은(?) 강창배(2승1패)의 맹활약이 선두 부상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영남일보는 박영훈과 김지석이 전력의 핵. 특히 3지명으로 뽑힌 김지석은 4전 전승을 달리며 최근의 호조를 바둑리그서도 쏟아내는 중이다.

신안태평천일염은 박정상과 이태현의 분전이 돋보인다. 에이스 강동윤이 본격 승수를 쌓기 시작할 경우 전망은 밝은 편. 한게임은 홍성지, 티브로드는 조한승, 바투는 원성진 허영호의 회복에 달렸다. 하이트진로는 최고참 조훈현의 부진을 신예 안성준이 메우는 형상인데, 이 구도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주목된다.

지명 순위별로 보면 1지명 그룹에선 목진석(티브로드), 2지명 그룹 중엔 박정상(신안)의 성적이 가장 좋다. 김지석(영남일보) 김주호(한게임·3승 2패) 이태현(신안)이 3~5그룹의 '대표 선수'로 등장했다. 최다승의 안성준(하이트진로)을 필두로 최명훈(티브로드) 김승재(바투·이상 3승 2패) 등의 자율지명자들은 소속 팀의 순위를 가름할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11월에 시작될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려면 커트라인인 4강에 들어야 한다. 정규리그에서 7승이면 안정권, 5~6승이면 전체 승수를 따지는 경합권에 포함될 가능성이 많다. 단체 우승상금 2억원이 걸려 있다. 23일부터는 영남일보 대 신안태평천일염 간 대결이 벌어지며 양팀 주장인 박영훈과 강동윤이 24일 맞격돌할 예정. 한게임 대 Kixx 전은 25일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