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둑계 최초의 본격 남녀 혼복(混複) 잔치가 펼쳐진다. 23일 시작되는 비씨카드 페어(pair) 바둑챔피언십이 그것. 이례적으로 유창혁 바둑도장과 바둑TV가 나서 행사를 기획했다. 20일 참가신청 마감 결과 총 55커플이 출전을 신청했다. 프로-프로 커플이 20쌍, 프로-아마 커플은 35쌍이다.
위에량-권효진, 윤영민-김지운 등의 부부조가 보이고 권갑룡-하호정 같은 사제조가 가장 많다. 또한 최철한-윤지희, 윤준상-고주연, 강창배-문도원, 류동완-김혜민 등 '청춘 커플'도 이번 기회에 대거 드러났다. 하지만 루이나이웨이는 차민수, 장주주는 전유진(연구생)과 팀을 이뤘다. 차민수는 "내가 둘 사이를 갈라놨다"고 말한다. 스타일상 루이와 자신이 호흡을 맞추면 우승도 가능하다는 것. 현미진도 남편 김영삼 대신 홍민표와 듀엣을 만들어 허를 찌르고(?) 나섰다.
유일한 九단 커플인 송태곤-박지은 조를 비롯해 이정우-조혜연, 이성재-이영신, 허영호-박지연, 백대현-이지현, 안조영-김은선 등 프로 고수들끼리 뭉친 팀들이 우승 후보로 꼽힌다. 프로 커플의 경우 최상위 랭커(남자 10명·여자 5명)끼리의 왕가 결합(?)은 원천적으로 불허했다.
대국 방식은 팀 동료는 옆에, 상대방 같은 성별끼리는 마주보고 앉아 흑(여)→백(여)→흑(남)→백(남) 순으로 착점한다. 동료끼리 대화는 물론 몸짓, 눈짓도 금한다. 1인당 10분, 40초 3회가 주어지는 속기 방식으로 27일부터 8강 토너먼트에 들어간다. 우승상금 150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