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초강수(超强手)

〈제5보〉(54~64)=이세돌은 7월 랭킹에서도 1위 자리를 지켰다. 2007년 11월 이후 21개월 연속 '지존'으로 공인받아온 것. 하지만 7월 1일부터 휴직에 들어감으로써 그의 톱 랭커 행진도 막을 내리게 됐다. 한국기원 랭킹위원회가 이세돌의 많은 판들이 기권패 처리될 수밖에 없음을 감안, 복귀할 때까지 그를 랭킹에서 빼기로 했기 때문. 새로운 1위 다툼도 흥미롭겠지만 기존 1인자의 실종은 아무래도 허전하다.

흑이 ▲로 붙여간 장면. 상변서 싸우면서도 둘 모두 마음은 콩밭(하중앙)에 가 있다. 54는 참고도 1이 부분적으로 정수지만 흑은 2의 절단을 감행해 올 것이다. 12까지 백이 감당하기 어려운 싸움. 고심 끝에 54로 젖혀가자 흑은 55로 강력하게 젖힌다. 중앙 출구를 봉쇄하겠다는 뜻이다.

결국 백은 56으로 단수치고 58로 이었다. 검토실에선 "아무리 봐도 백의 무리"란 의견이 대세다. 과연 쿵제도 59로 강력히 차단, 본격적인 힘겨룸 모드로 전환한다. 백은 상변 싸움 자체로도 쉽지 않거니와 하중앙의 '폭탄'을 의식해야 할 입장. 그럼에도 60, 62 선수 후 64란 '초강수'를 들고 나온다. 검토실이 소란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