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포커스] 영화 '해운대' 흥행돌풍

최근 한국 영화의 흥행 포인트는 '지방색'과 '비인기 종목을 다룬 스포츠' 영화다.

300만명을 돌파한 김윤석 주연의 '거북이 달린다'는 충남 예산, 박스오피스에서 저력을 보이고 있는 김범수 조안 주연의 '킹콩을 들다'는 전남 보성, 입소문을 타고 있는 코믹 괴수 스릴러 '차우' 역시 충청도의 한 산골이 무대다.

올림픽 핸드볼 영웅을 그린 김정은 주연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7년)의 뒤를 잇는 스포츠 영화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킹콩을 들다'는 역도, 29일 개봉하는 하정우 주연의 '국가대표'는 스키점프가 소재다. 대중들이 올림픽 때만 반짝 관심을 갖는 비인기 종목 선수들의 애환이야말로 영화화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감동과 볼거리를 적절하게 교차할 수 있어서다. 사실 야구 축구 등 인기 종목의 영화는 흥행에서 실패하는 징크스가 있어왔다.

영화 '해운대'(감독 윤제균)는 이 가운데 '지방색'이라는 코드를 선택했다. 한국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가봤을 부산 해운대가 무대다. 오리지널 사투리가 흡사 해운대에 가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거기에 한국영화 최초로 할리우드로부터 물 CG(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도입해 스크린을 물바다로 만들었다.

'해운대'의 흥행 쓰나미가 심상찮다.

지난 22일 개봉한 '해운대'는 26일까지 약 160만명을 동원, 박스오피스를 단박에 평정했다. 경쟁작이었던 '해리포터와 혼혈왕자'는 맥을 못추고 있고, 변신로봇('트랜스포머:패자의 역습')은 하락세가 완연하다.

'해운대'의 흥행 돌풍 이유는 크게 다음 3가지로 꼽힌다.

①낯익은 공간=해운대는 누구나 한번쯤 가봤던 곳이라 쉽게 스크린속에 동질화된다. 더구나 거기서 예상치못한 상황이 벌어지니 흥미만점이다.

②사람사는 이야기=영웅이 등장하는 할리우드 재난 영화와 영 딴판이다. 우리와 다를 바 없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 20, 30대가 주 영화감상층이지만 '해운대'에는 10대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즐길 수 있는 코드가 담겨 있다.

③코믹+감동의 절묘한 결합=웃음에서 시작해 눈물로 끝난다. 한(恨)이라는 집단 무의식을 지닌 한국인이 딱 좋아하는 감성이다.

개봉 전 최대 관심사였던 컴퓨터그래픽(CG)와 특수효과에 대해서도 '한국영화의 기술력도 꽤 발전했구나'란 우호적 평가가 주류다. 개봉 전 제작사가 '왠지 자신 없는 척'해서 기대수준을 낯췄는데 이게 오히려 효과를 본 측면도 있다.

130억원이 투입된 '해운대'의 손익분기점은 약 550만 명. 이런 추세라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공동제작사인 CJ엔터테인먼트 측은 자체 최고 기록인 '화려한 휴가'의 740만명을 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

오는 29일 개봉하는 '국가대표'가 '해운대'의 최대 복병이다. 시사회에서 호평이 쏟아졌다. 하지만 CJ엔터테인먼트 최민수 홍보과장은 "경쟁작이라기보다는 한국영화의 파이를 함께 키우는 동반작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가대표'와의 이번 주말 흥행대결이 볼만해졌다.

한편, 방송에서는 인기드라마 '찬란한 유산'이 최고 시청율 47.1％로 대미를 장식했고, 가요에서는 2NE1의 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공연에서는 '돈 주앙'이 정상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