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흑, 견실전법(戰法)

〈제2보〉(21~37)=천야오예(陳耀燁)는 89년 생으로 한창 뻗어나는 약관(弱冠)의 청년. 올 들어 자국 천원전 도전기서 1인자 구리(古力)를 2대0으로 일축하고 우승했다. 그런 활약상이 4월 발표된 중국 랭킹에 반영돼 무려 11계단이나 점프, 쿵제(孔杰)와 함께 동률 2위로 올라섰다. 1위 구리에 불과 98점 차로 따라붙어 언제 선두로 치고 올라갈지 모를 정도로 기세가 사납다.

백 △의 붙임이 의외였던 듯, 흑은 10분의 장고 끝에 21을 선수하고 23으로 젖혀간다. 21로는 참고1도 1도 생각할 수 있는데, 9 이후 13까지 처리된 상태에서 상대에게 A~C 등 활용당할 곳이 많아 내키지 않는다. 23, 25는 견실한 수법. 백도 26에서 다시 7분을 썼다. 28로는 참고2도 1로 막을 수도 있다. 4를 강요한 뒤 실전보 '가'로 손을 돌리는 것.

28로 틀어막으면 31까지는 예정된 코스다. 31엔 무려 13분이 투입됐다. 여기까지 백은 안방을 내준 대신 32의 요소(要所)에 깃발을 꽂고 강력한 성벽을 쌓았다. 그러나 33, 35를 선수하고 37로 벌린 흑이 좀 더 실속있는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 다만 37은 한 칸 좁게 '나' 정도가 온건했다. 백의 다음 작전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