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역대 시장이 받은 외빈선물 '명작' 골라 전시·관리키로

요즘 서울역사박물관 1층 기획전시관 로비 한쪽 벽면은 이국적인 공예품과 화려한 도자기로 가득 차있다. '서울의 친구, 세계'란 이름으로 지난달 28일 시작된 작은 전시회인데, 전시품 40점은 모두 역대 서울특별시장이 외교 사절로부터 받은 선물이다.

'선물'의 면면은 간단치 않다. 2006년 5월 이브라힘 멜릭 괵첵 앙카라(터키) 시장이 선물한 주전자는 황금색 바탕에 붉고 푸른 보석이 알알이 박혀 있어 눈이 휘둥그레진다. 그 해 6월 아피락 코사요딘 방콕(태국) 시장이 건넨 코끼리상은 머리와 등에 금빛 장식이 조각된 붉은 보를 썼고, 하얀 상아에 황금 띠를 3개씩 둘렀다. 2005년 3월 페렌츠 주르차니 헝가리 국무총리가 준 선물은 바이다후냐드성(城) 같은 헝가리 주요 건축물이 조각된 은화 13개다.

서울시 경쟁력강화본부는 이 전시회를 기점으로, 이런 '명작 선물'을 관광상품화하겠다고 3일 밝혔다. 시장단 또는 시 간부들이 외국에서 또는 외국인으로부터 받은 뒤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시에 내놓은 미화 100달러 이상 값어치의 선물 중 보존가치가 있고 상태가 좋은 것들을 골라 전시하겠다는 것이다.

1980년부터 지난 6월 말까지 이런 선물이 모두 603점이다. 공예품이 36%로 가장 많고, 접시·메달 같은 기념패가 22%, 그림·액자가 20%, 도자기가 7%다. 최근 해외 교류가 잦아져 매년 40여점씩 수가 늘고 있어 체계적인 관리가 절실해졌다.

때문에 서울시는 각국 민속공예품에 밝고 해외 경험도 많은 외부 전문가 4~5명을 뽑아 선물 가치를 평가하는 '외빈기념품 관리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희소가치·보존가치가 있는 A급' '대량 제작돼 보존가치 없지만 매각 가능한 B급' '매각도 어려운 C급'으로 분류하는 게 그 역할이다. A급 선물은 시가 별도 공간에 보존하고 전시회에 내놓지만, B급은 저소득층을 위한 희망드림 프로젝트 재원 마련을 위해 자선경매로 매각할 방침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C급 중 책자나 CD처럼 시 자료실에 보관할 수 있는 것을 빼고 나머지는 폐기 처분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