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단숨에 호전(好轉)

 

〈제4보〉(47~62)=박영훈은 한국의 최연소 九단 기록(19세 3개월) 보유자. 반면 천야오예는 이 부문 세계기록(17세 5개월)을 갖고 있다. 두 차례 세계대회 준우승이면 최고단을 인정해주는 중국식 규정에 따른 것. 국내에선 박영훈 다음으로 최철한(19세 6개월) 강동윤(19세 10개월) 등이 뒤따르고 있다. 이세돌과 이창호는 20세를 넘겨 입신(入神)에 올랐다.

47로 참고1도처럼 반대쪽에서 단수치는 것은 왼쪽 흑 2점이 고립돼 재미없다. 결국 54까지 일단락된 결과는 하변에서 백이 알뜰하게 똬리를 틀었고, 보너스로 '가'에 붙여 차단하는 노림까지 남아 백 만족이다. 55가 반상(盤上) 최대긴 해도 56가 그 못지않게 커서 어느덧 주도권은 백에게로 넘어간 형세.

57로 보강했는데 이 수가 또한 어색했다. 참고2도 5까지 처리하는 게 깔끔하다는 것. 백이 역으로 58, 60을 기민하게 해치우고 62로 침투하니 이젠 집으로도 뒤지지 않는 형세로 변했다. 흑은 우상귀를 선수(先手) 처리하고 '나'라도 챙겨야만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처지가 됐다. 그게 가능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