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용 학예(學藝)' 꽃피운 수제자를 찾아서…

청자(靑瓷)와 다산(茶山)의 고장 전남 강진군은 2005년부터 해마다 청자축제에 맞춰 '다산유물 특별전'을 열어 조선 후기 실학을 집대성한 정약용(丁若鏞·1762~1836) 선생 관련 미공개 유물과 희귀 자료들을 공개해왔다.

다섯 번째 맞는 올해는 다산의 외손자이자 수제자로 다산의 학예를 계승 발전시킨 방산(舫山) 윤정기(尹廷琦·1814~1879)의 칠필 유묵(遺墨)과 집안 고문서(古文書)등 미공개 유물 50여 점을 선보인다. 방산은 다산이 18년 강진 유배 중 배출한 제자들을 일컫는 이른바 '강진 18학사'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다산 학예의 정수를 가장 잘 이어받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전시에 앞서 지난 4일 강진군청에서 미리 공개된 유물 가운데 '난정연(蘭亭緣)' '방산필첩(舫山筆帖)' '방산필적(舫山筆蹟)' 등 방산의 대표적 서예 작품과 '문인화십곡병' '문인화십이곡병' 등 그림들이 눈길을 끌었다.

공개설명회에서 이동국 서울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차장은 "방산의 글씨는 조선 후기 유행한 미동체(米董體·미불과 동기창 서체)를 토대로 다산 글씨와 추사체(秋史體)를 녹여냄으로서 자신의 색깔을 확실히 드러냈다"며 "글씨만 놓고 볼 때 다산학단에서 단연 독보적"이라고 말했다.

설명회에서는 또 묘소를 이장할 때 작성한 '택일기'와 호남관찰사에게 올린 소지(所志), '호구단자(戶口單子)' 등 고문서가 공개돼 방산가의 생활상은 물론, 19세기 말 조선 말기 변화하는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자료로 평가받았다. 이들 유물은 '다산 학예 방산에서 꽃피다'라는 주제로 오는 8일부터 9월 6일까지 다산유물전시관에서 전시된다.

강진군은 8일부터 9일간 대구면 청자촌과 강진만 일대에서 제37회 강진청자축제를 연다. '흙·불 그리고 인간'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축제는 청자를 직접 만들어보고, 다양한 체험과 풍성한 음식을 즐기는 프로그램을 통해 '오감(五感) 만족'을 겨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