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나요, 책을 건네는 마음이

'늘 고마운 김종규 사장님, 부끄러운 최불암 올림' '김종규 아형(雅兄)께. 언제 만나서 대포 한잔 하십시다. 김병모 드림'

저자의 손길과 마음이 담긴 친필(親筆) 서명 증정본을 선보이는 독특한 전시회가 마련됐다. 10일부터 12월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구기동 삼성출판박물관에서 열리는 《책을 건네다-저자 서명본전(展)1》. 김종규 삼성출판박물관장이 그동안 저자들로부터 받아 간직해온 친필 서명본 중 100권을 추려 한자리에 모았다.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안휘준 서울대 명예교수, 도올 김용옥 전 고려대 교수, 고(故) 중광 스님, 시인 고은·김남조·김지하씨, 소설가 김주영·황석영·김훈·신경숙씨, 탤런트 최불암·김혜자씨 등 한국 문화예술계를 대표하는 인사들의 서명본이 총망라돼 있다. '문화계 대부(代父)' '문화계의 마당발'로 알려진 김 관장의 폭넓은 인맥을 엿볼 수 있는 전시회다.

전시장에 놓인 다양한 서명본에는 저자 개개인의 개성이 담겨 있어 흥미롭다. 간단히 이름만 적은 것도 있고, 인장(印章)을 찍거나 그림을 그린 것도 있다. 도올 김용옥은 한 점의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그림을 그렸고, 시사만화가 박재동은 김 관장의 초상을 만화로 쓱쓱 그려 보냈다. 서명본 선정에 참여한 출판평론가 표정훈씨는 "친필 서명에는 평소 자신을 도와주고 격려해준 이를 향한 고마움과 자기 저서에 대한 자부심이 동시에 담겨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02) 394-65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