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칙왕(2000, 김지운 감독, 송강호 장진영 주연)=직장 상사의 헤드록 기습에 속절없이 당하기만 하는 소심한 은행원 임대호(송강호)는 따분하기 그지없는 일상에서 빛나는 해방구를 발견한다. 현실의 반칙을 링 위의 반칙으로 위반하는 복면 레슬러를 통해 직장 남성의 판타지와 페이소스를 균형감 있게 버무린 스포츠 코미디다.
'여자' 되려고 '천하장사' 도전
▶천하장사 마돈나(2006, 이해영 이해준 감독, 류덕환 백윤식 주연)='진짜 여자'가 되기 위한 천하장사 도전기. 고교 1학년, 수술비가 필요한 뚱보 소년 오동구(류덕환)에게 상금 500만원의 고등부 씨름 대회라는 솔깃한 기회가 찾아온다. 청소년 동성애 문제와 이 시대의 가족문제를 섬세한 스토리에 담은 공감 드라마.
'패전 전문 투수' 일생일대 기회
▶슈퍼스타 감사용(2004, 김종현 감독, 이범수 윤진서 주연)=삼미슈퍼스타즈 패전 전문 투수 감사용(이범수)에게도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온다. 20연승의 OB베어스에 맞서 마운드에 선 것. 현재 상영 중인 스포츠영화의 두 주연, 투수 이범수('킹콩을 들다')와 타자 하정우('국가대표')의 마지막 대결이 인상적이다.
女핸드볼 노장 선수들의 노고 그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8, 임순례 감독, 문소리 김정은 주연)=비인기 여자 구기 스포츠인 핸드볼 노장 선수들이 모였다. 평범한 '그녀들'의 삶을 깊은 애정으로 그려 낸 수작으로, 스포츠 영화적 재미로도 손색이 없다. 한국에선 드물게 보는 여성 팀 스포츠영화로 승패의 순간이 아닌 과정의 진정성을 통해 연출의 저력을 보여준 임순례 감독의 작품이다.
밑바닥 인생 두 남자 '권투 대결'
▶주먹이 운다(2005, 류승완 감독, 최민식 류승범 주연)=인생의 밑바닥으로 곤두박질 쳤던 두 남자가 링 위에 올랐다. 퇴락한 왕년의 복싱 스타(최민식)와 소년원에 수감된 양아치(류승범)가 물러 설 수 없는 한판 대결에 나선다. 연기의 감각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스포츠 영화 특유의 몸의 정직함에 기대는 것이 이 영화 최대의 장점.
외국 스포츠영화 5
레슬링 경기로 고아 돌보는 신부
▶나쵸 리브레(2006, 자레드 헤스 감독, 잭 블랙 주연)=레슬링 경기로 고아들을 거둔 멕시코 신부의 실화를 코미디로 각색했다. '스쿨 오브 락', '킹콩'의 잭 블랙이 쫄바지 입은 프로레슬러에 도전했다. 감각적 영상, 개성적인 연기, 멕시코 빈민가의 이국적 풍광이 색다른 코미디를 선사한다.
'英 월드컵 8강' 北 축구팀 다큐
▶천리마 축구단(2002, 다니엘 고든 감독, 다큐멘터리)=이 영화는 1966년 영국월드컵 8강에 진출했던 북한 축구팀을 찾아 나선 흐뭇한 스포츠 다큐멘터리다. 축구라는 만국 공통어로 이념대립의 냉기를 녹이던 북한팀의 과거와 현재를 추적했다. 영국 감독 다니엘 고든이 서양 최초로 북한에서 촬영했다.
남고 수영부원들 수중발레 배우기
▶워터 보이즈(2002, 야구치 시노부 감독, 츠마부키 사토시ㆍ타마키 히로시 주연)='스윙걸즈'(2004), '해피 플라이트'(2009)를 통해 해맑은 웃음을 선보인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초기 대표작. 남자 고등학교 수영부원들이 미모의 여 코치와 함께 수중발레에 도전하여 예측 불가능한 청춘 코미디를 선보인다.
자메이카 젊은이들 봅슬레이 도전
▶쿨 러닝(1993, 존 터틀타웁 감독, 레온ㆍ더그 E. 더그 주연)=사계절 내내 여름인 자메이카 젊은이들이 봅슬레이로 올림픽에 출전한다는 무모한 도전에 인생을 걸다. 시원한 자메이카 해변과 눈덮인 캐나다 동계 올림픽경기장을 오가는 경쾌한 여름용 스포츠 영화.
여성 복서와 트레이너의 인생행로
▶밀리언 달러 베이비(2004,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힐러리 스웽크ㆍ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링 위의 결전의 순간이 아니라, 그 뒤에서 흘린 땀과 고독과 가녀린 연대에 대한 성찰. 마음의 문을 닫은 트레이너와 늦은 나이에 권투에 인생을 건 여성복서의 도전과 인생행로를 다뤘다. 링과 인생을 오가는 진지한 감성을 원한다면 마틴 스콜세지의 '분노의 주먹'(1980)과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더 레슬러'(2008)를 함께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