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영화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보완해야 할 점도 눈에 띈다.
우선 캐릭터의 전형성 극복이 과제다. 스포츠영화의 주인공은 대부분 지독하게 가난하고, 주변 사람들의 냉대를 받고, 가족은 뿔뿔이 흩어져 있다. 비범한 재능 덕에 한때 잘 나갔으나, 부상 등의 이유로 운동을 그만둔 후에는 외톨이로 산다. 스토리 전개도 상투적이다. 초반에는 인물들의 현재 상황과 사연이 소개된다. 이들이 한 군데 모이고, 모난 성격 때문에 서로 싸우고, 모진 훈련을 받으며 동지애를 갖게 되고, 마침내 꿈을 이루기 위한 '위대한 도전'에 나선다.
이같은 특징은 관객들에게 익숙하다는 장점이 있다. 공감을 이끌어내는데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자칫 매너리즘에 빠지는 함정이 될 수도 있다. 감동을 주기 위해 무리하게 인물의 고난을 강조하는 것도 자제해야 할 부분이다.
스포츠의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도 난제다. 스포츠영화는 그 특성상 경기의 룰이나 세부 동작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이를 표현하는 게 불가능에 가깝다. 야구의 경우, 일반 관객들에게 볼의 구질이나 타격 기술을 매번 설명하기가 힘들다. 축구도 슈팅이나 패스의 세밀한 기능을 전달하는 게 어렵다. 90년대 몇몇 국내 복싱영화의 전례가 있다. 경기 장면이 너무 아마추어적이어서 작품 전체의 리얼리티를 떨어트린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렇다고 스포츠의 전문적인 내용을 설명하다보면, 이야기 전개가 꼬일 수가 있다. 드라마와 전문성을 조화시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국가대표'는 스키점프의 전문성을 최대한 살리고, 영화적 볼거리도 놓치지 않았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스포츠영화는 스포츠 자체의 박진감을 따라잡을 수는 없다. 이를 감동적인 드라마와 휴머니즘, 연출력으로 보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