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중 기자의 랭킹 비하인드] '해운대' 개봉전 관객목표 730만

"이 작품 (관객이) 얼마나 들까요?"

영화 한 편이 개봉할 즈음이면 으레 관계자들과 만나 흥행 스코어를 예측하곤 합니다. 이러쿵저러쿵 나름의 '품평'과 근거를 대며 200만이다, 300만이다 찍곤(?) 하지요. 대략 맞을 때도 있지만 틀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아울러 시사회나 제작발표회에서도 배우나 감독에게 관례상 던지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묻는 이들은 당연히 별 부담이 없지만(!) 몇 년을 공들여 영화를 만든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바짝바짝 피가 마를 수 밖에 없는 질문입니다.

영화 '해운대'(감독 윤제균)의 주연을 맡은 설경구는 개봉에 앞서 "500만이요? 어유, 그것 갖고는 안되요. 적어도 800만은 넘겨야지요"라며 웃더군요. 반면 박중훈은 "저는 얼마 들었으면 좋겠다, 이런 얘기는 아예 안 합니다"라며 '천기누설'을 의식하는 듯 했습니다.

'흥행 쓰나미'를 일으키고 있는 '해운대'는 9일까지 733만명을 동원해 '놈놈놈'과 '화려한 휴가'를 제치고 단번에 역대 9위로 껑충 뛰어 올랐습니다. < 표 참조>

자, 이제 관심은 자연스럽게 과연 몇 위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는가, 나아가 2006년 '왕의 남자' 이후 대가 끊긴 '꿈의 1000만 관객'을 돌파할 수 있을까에 모아지고 있습니다.

충무로의 '전문가'들은 흔히 이렇게 말하더군요. 700만, 800만까지는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하지만 1000만은 예상 자체가 힘들다, 뭐랄까 객관적 근거 외에 '운때'와 같은 보이지 않는 힘이 따라야한다, 고요.

실제로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나 지난해 바람을 일으켰던 '과속 스캔들'의 최종 스코어를 예측한 이는 별로 없었을 겁니다. 작품성, 입소문, 대진운 등이 합체해 이른바 신드롬이란 걸 형성해야 가능한데 그걸 집어낸다면 영화판에서 일할 게 아니라 차라리 좌판을 까는 게 낫겠지요.

'해운대'의 제작비는 총 160억원입니다. 손익분기점을 대략 550만명으로 보고 있으니 이미 넘어섰네요.

제작사인 CJ엔터테인먼트는 개봉 전 목표를 자체 제작 최고 기록인 '화려한 휴가'(730만) 돌파로 잡았습니다. 이미 일차 목표는 달성했습니다. 그 이후가 궁금하네요.

< 연예사회팀ㆍhkim@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