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프] "남 따라 사지 말고 실험적 작품에 투자를"

《2009 아시아프》 전시장에는 화상(畵商)이나 '큰손' 컬렉터뿐 아니라 자녀의 손을 잡은 주부 같은 미술 초보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에게 《2009 아시아프》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젊은 작가들의 생기 있는 작품을 감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적은 돈으로 집안에 걸 만한 작품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2009 아시아프》는 상업적인 미술시장과 달리 순수하고 열정적인 작가의 작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관람객은 대학생·청년 작가의 작품을 '창작지원금' 명목으로 구입해 젊은 작가들을 격려하고, 작가에 대한 장기적인 관심을 키워가게 된다. 작가는 순수예술에 대한 비전을 얻고, 미술애호가층은 점점 확대되도록 유도하는 것이 아시아프의 목적이다.

《2009 아시아프》의 작품 가격을 산정할 때 신인 작가의 경우 가격의 상한선을 정해놓고 그 범위 내에서 제작에 들어간 시간과 재료비 등을 참고해 작가 스스로 정하도록 했다. 상업갤러리를 통해 작품을 판매하고 있는 기성 작가의 경우, 이미 작품 가격이 상당히 높아져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들의 작품은 팔지 않는 대신 전시만 하기로 했다. 작품 판매에 무게를 두기보다 많은 관람객에게 젊은 작가의 순수하고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 목적을 보다 강화한 것이다. 전시 작품 중에서 100만원 이하의 작품이 전체의 65%를 차지하고 있고, 소품의 경우 10만원대에 살 수 있는 것도 있다.

전시장에서 어떤 작품을 고르는 게 좋을까. 김종학 총감독은 "1부 전시에서 판매됐다는 의미의 빨간 딱지가 붙은 작품과 작가에 사람들이 몰렸다"면서 "그러나 남이 산 것을 따라 사기보다 실험적인 작품에 과감하게 투자해보라"고 권했다. 김 총감독은 "사람들은 흔히 눈에 익숙한 것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당장 좋아 보이는 것보다 잠재력이나 역량을 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상파의 경우 50년 전만 해도 큰 인기가 없었는데 지금은 대다수 사람들이 인상파 작품을 좋아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된다는 것이다. 김 총감독은 "만약 자신이 없다면 알고 있는 미술대학 교수나 미술평론가·화상 등에게 작품에 대해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