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極)사실주의' 1세대와 2세대가 만났을 때

경기도 분당 성남아트센터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또 하나의 일상-극사실회화의 어제와 오늘》전(展)은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극사실주의 회화를 다루고 있다. 1960년대 미국에서 유행한 '하이퍼리얼리즘(hyperrealism)'이 1970년대 한국에 들어와 '극사실주의'로 불리며 어떤 변화를 겪어왔나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고영훈·김강용·변종곤·이석주·주태석·지석철·한만영·구자승·윤병락·이목을·이정웅·한운성·황순일 등 작가 49명의 70여 작품이 나왔다.

국내 극사실주의 작가들은 단순히 사물을 재현해내는 것이 아니라 소재를 통해 작가의 감성이나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1970년대 당시 한국의 극사실주의는 추상회화에 대한 반(反)작용으로 나타나 힘을 얻었고 철도나 군화·자동차·광고판 등이 주된 소재로 등장했다.

1세대 극사실주의가 정신적인 면을 중시했다면, 2000년대 무렵 시작된 2세대는 노골적인 표현과 발칙함, 소재를 구분하지 않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산업화의 영향 아래 놓였던 1세대가 산업화 과정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소외를 나타낸 데 비해, 2세대는 디지털 이미지를 재생하고 '디지털 컬러'로 불리는 야광에 가까운 현란한 색을 이용하고 있다.

극사실주의는 2000년대 미술시장이 붐을 일으키면서 큰 인기를 얻었다. 대중들 사이에서 미술작품을 구매하고 싶은 욕구가 커지면서 비교적 이해하기 쉬운 극사실주의 작품이 부상했다. 이번 전시는 작품을 판매하지 않는 전시임에도 컬렉터들이 많이 와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전시는 27일까지. 관람료 일반 6000원, 초·중·고교생 4000원, 유치원생 3000원. (031)783-8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