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프로' 꿈꾸는 만 10세 신민준

99년 1월생이니까 만 10살. 하지만 붉은색 나비 넥타이의 정장차림, 침착 무비의 운석(運石)을 보면 중년 프로 찜쪄먹을 만큼 의젓하다. 신민준(대림초등 4년)이란 이름을 기억해 둘 일이다. 한국기원 연구생 160명(남자 120·여자 40) 중 최연소인 이 꼬마는 현재 8조 3위에 랭크돼 있다.

국내 바둑계에서 초등학생 때 입단한 기사는 남자 4명(조훈현 최규병 이창호 이세돌), 여자 3명(김민희 하호정 조혜연) 등 총 7명뿐이다. 만약 민준이가 2년 뒤 6학년 말까지 입단할 경우 97년 조혜연 이후 맥이 끊겼던 '초등생 프로'가 12년 만에 탄생한다.

어릴 때 주산과 암산에 천재성을 발휘하다 만 5살 때 바둑으로 '전향'했고, 그날부터 눈부신 성장을 계속해 왔다. 정확한 수 읽기를 바탕으로 한 전투지향적 스타일. 그러면서도 탄복할 만큼 신중하다. 양천대일도장에서 그를 지도 중인 박승문 六단이 "기풍은 이세돌, 대국자세는 이창호 과(科)"라고 정리한 것도 그런 의미. 지난주 루이나이웨이와의 지도기에서 정선(定先)으로 4집을 진 민준이는 10일 중국서 개막된 제26회 세계청소년대회에 주니어 국가대표로 출전한다. 이 자리는 항상 6학년 몫이었으나 선발전서 신민준이 우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