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부천] 1000개 인형 구경하며 '세계여행'

"와, 거인 곰이다. 엄마, 이 곰이 배에서 숨을 쉬나 봐."

18일 오후 인천세계도시축전 주행사장의 테디베어(곰 인형)관.

엄마 손을 잡고 눈을 반짝이며 주변의 곰 인형들을 둘러보던 한 꼬마가 아일랜드 걸리버여행기 코너에 누워 있는 커다란 곰 인형을 보더니 신이 나 뛰어가서는 내처 엄마를 불렀다. 난쟁이 곰들에게 잡혀 바닥에 묶여 있는 길이 10m, 높이 2m, 폭 2.3m의 거인 곰은 누워서 숨을 쉬는 듯 가운데 배 부분이 벌떡이고 있었다. 그 주위에서는 각 나라를 상징하는 건축물과 함께 그 나라의 전통옷을 입고 있는 곰 인형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 촬영을 하는 관람객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가족과 함께 왔다는 이태희(42·서울 상도동)씨는 "전체적으로 예쁘게 꾸며놓아서 아이들이 아주 좋아하고 사진 찍기도 좋다"며 "중요한 건축물이나 그 나라 역사에 대해서는 아이들에게 안내판에 있는 설명보다 좀더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더니 재미있어 하며 잘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테디베어관은 '테디와 아름별이(도시축전 마스코트)의 세계 여행'이라는 안내 문구대로 세계 30개국의 나라별 주요 건축물이나 상징물과 함께 그 나라의 전통 복장을 입은 곰 인형 1000개가 전시돼 있는 곳이다. 중국의 만리장성, 호주의 오페라하우스, 아프리카 말리공화국의 젠네 모스크 사원, 루마니아의 드라큘라, 뉴질랜드의 반지의 제왕, 스페인의 투우, 미국의 자유의 여신상, 영국의 버킹검 궁전, 프랑스의 나폴레옹, 러시아의 붉은 광장, 스웨덴의 바이킹, 네덜란드의 풍차, 남극 세종기지, 남미의 축구장, 동화나라 등을 차례로 만날 수 있다.

이들 나라마다 앞쪽에 그 나라나 대표 건축물 등에 대한 짧은 설명 글을 써붙여 관람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고 교육적 효과도 낼 수 있도록 해놓았다. 끝 부분에는 '인천의 최초·최고·유일 시리즈'라는 이름으로 6개의 패널(panel)에 우편업무, 자동차공장, 자장면 등 인천이 국내 최초였던 것 등에 대한 설명을 해놓은 장소도 있다.

곳곳에 커다란 곰 인형 등을 놓아두어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했지만, 나라별로 코너를 예쁘게 장식해 놓아 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관람객들이 훨씬 많다. 그냥 들어가서 돌아봐도 되지만 입구에서 2000원을 내면 우리가 사용하는 실제 여권처럼 생긴 테디베어 여권을 받게 된다. '세계여행'인 만큼 이 여권을 갖고 각 나라를 돌아보라는 뜻이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기념품 삼아 이 여권을 사주곤 했다. 각 나라별 코너 앞에는 그 나라의 이름이 새겨진 도장이 있어 한 곳을 볼 때마다 이 도장을 여권에 찍으면 나올 때 30개 국가를 돌아본 기념품이 되도록 했다.

출구 옆에는 공항 면세점을 본뜬 테디베어 면세점이 있어 곰 인형이나 곰 인형 모양이 들어있는 자석 등의 기념품을 판다. 가장 비싼 곰 인형은 30만원이나 한다.

대전에서 친구와 함께 찾아온 고등학생 김영현(18·대전시 월평동)군은 "인형들이 나라마다 옷은 잘 입었는데 얼굴 색깔이나 표정이 거의 똑같아서 좀 아쉬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