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리턴 매치

〈제2보〉(12~24)=스위에(時越)는 한국 팬들에겐 낯선 신인. 올해 만 18세로 허난(河南)성 뤄양(洛陽) 출신이다. 바로 1년 전 LG배 1회전서 다름 아닌 최철한을 만나 완승, 16강까지 진출한 바 있다. 최철한으로선 벼르고 벼르던 리턴매치인 셈. 아직 두드러진 실적은 없지만 프로 입단을 최철한과 같은 12세 때 성취한 것만 봐도 결코 만만한 기재(棋才)가 아니다. 지난 5월 한 살 위의 주위엔하오(朱元豪) 三단을 2대0으로 일축하고 출세의 보증수표라는 제16기 중국 신인왕에 올랐다.

9분 만에 12로 귀를 지켰다. 그 즉시 흑은 13으로 뛰고 14를 기다려 15로 씌운다. 뭔가 이런 형태의 변화에 대해 사전 연구가 있었던 게 분명해 보인다. 최철한은 살얼음을 밟는 표정. 16에 다시 9분이 넘게 썼다. 19로는 참고도 1로 내려 빠져 3까지 간명하게 타협할 수도 있지만 화(和) 대신 전(戰)을 택했다.

20으로 끊은 뒤부터 마지막 수가 놓일 때까지 이 바둑은 숨 돌릴 틈 없는 난전(亂戰)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22는 절대였고 23 때려냈을 때 24의 단수도 필연. 시작하자마자 대형 패(覇)가 출현했다. 원래 초반엔 팻감 부족으로 피차 패(覇)는 피하는 법이건만, 두 젊은이의 혈기가 출발부터 정면 충돌하고 있다. 흑은 어디부터 팻감을 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