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1000만 돌파의 비결 4가지

'괴물' 이후 3년 만에 1000만 명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는 '해운대'의 흥행 쓰나미가 여전하다. 멈출줄 모르는 '해운대'의 흥행 원동력을 살펴봤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급 CG

'해운대'는 제작 초기부터 CG에 대한 우려와 기대감으로 주목을 받았다. 기존의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조잡한 CG 덕에 흥행참패란 뼈아픈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윤제균 감독은 이 점을 고려해 처음부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퍼펙트스톰'의 CG팀의 한스 울릭을 찾았다. 쓰나미 CG 분량은 적어도 CG에 유독 높은 잣대를 들이대는 한국 관객들과 영화적 리얼리티를 위해 반드시 수준 높은 CG가 필요했고 과감하게 제작비의 1/3인 50억원을 투입해 성공적인 결과를 나았다. 비싼 수업료는 결국 기대 이상의 흥행 메가쓰나미로 돌아왔다.

▶1070을 아우르는 세대공감

설경구 하지원 박중훈 엄정화 이민기 강예원 김인권 송재호 김지영 등 신인부터 스타, 중견 배우까지 골고루 열연한 '해운대'는 주조연의 구분이 무의미하다. 10대부터 20~30대, 70대 관객까지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들이 정확하게 배치돼 모든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설경구-하지원 커플은 결혼을 앞두고 있는 20~30대, 박중훈-엄정화 커플은 아이를 두고 있는 40~50대의 감성을 사로잡았다. 이민기-강예원은 사랑을 시작하는 10~20대, 중견배우 송지효 김지영은 60~70대를 대변했다. 김인권은 청년백수들의 공감을 샀다. '왕의 남자'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괴물' 등 1000만 돌파 영화 모두 전세대를 아우르는 흥행성을 지녔다.

또 최근 '거북이 달린다' '킹콩을 들다' '국가대표'처럼 서민영화가 흥행하는 분위기에 맞게 '해운대'도 서민들의 삶을 그리고 있다.

　▶하늘이 내린 타이밍

여름방학은 영화 시장 최대의 성수기지만 몇 년 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그 자리를 내줬다. 올해도 '트랜스포머2:패자의 역습'에 이어 '해리포터 혼혈왕자'로 이어지는 블록버스터 공습이 예상됐다.

그러나 불같던 '트랜스포머2'의 흥행이 꺼짐과 동시에 '해리포터'가 흥행에 실패하면서 '해운대' 독주 시대가 열렸다. '차우'부터 시작된 흥행 바통을 연이어 '국가대표'가 받으면서 극장가엔 한국영화 열풍이 일어났다. 여름방학 내내 한국영화가 극장을 점령하면서 시너지를 발휘했다. 특히 '해운대'를 저지할만한 할리우드 영화가 특별히 없다는 게 주효했다. 이병헌이 출연하는 '지.아이.조:전쟁의 서막'만이 한국영화를 상대로 고군분투했다.

　▶기대감 낮추기 마케팅

'해운대'는 개봉 전 기대감 낮추기 마케팅을 펼쳐 업계에서 주목을 끌었다. '해운대'는 마케팅 초기 한국형 재난 블록버스터란 거창한 타이틀로 시작을 했지만 개봉이 다가오면서 블록버스터란 문구 사용을 중지하고 한국형 휴먼 재난 영화로 표현했다. 블록버스터란 문구가 기대감을 높이기 때문이었다. 또 일부에서 '차우'의 CG에 대한 지적이 일자, 쓰나미 CG와 관련된 언급을 극히 자제하며 기대감 낮추기에 주력했다.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 관객들의 잣대가 엄격해지고 눈높이가 올라가기 때문이다.